겉으로는 태연한 척했다. 그러나 기분은 설랬다. 그럴만도 했다. 생애 첫 프로팀 지도자로서 프로 무대 데뷔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경기 내내 벤치에 앉지 않았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실수가 나오더라도 다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엉덩이를 두들겨주고 손벽을 부딪치면서 격려했다. 이날 신 감독의 한 손에는 수첩이 들려 있었다. 지난 5월 감독으로 정식 업무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10월 V-리그 개막에 돌입하기 전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모든 상황을 수첩에 꼼꼼히 적어넣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데뷔전은 패배로 마무리됐다. 우리캐피탈에게 1대3(15-25, 25-19, 23-25, 20-25)으로 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이 자신의 생일이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것이 보답인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비록 패했지만 희망도 봤다. 그는 "아직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이지만 응집력만 잘 갖추면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느꼈다"며 "나도 산전수전을 겪었다. 어느정도 틀만 잡히면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1년 수원·IBK기업은행컵대회
<남자부>
우리캐피탈 3-1 KEPCO45
<여자부>
현대건설 3-1 KGC인삼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