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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윗도리 벗고 지리산을 달린 까닭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7-17 19:32


◇현대캐피탈 주포 문성민이 지리산을 오르고 있다. 너무 더워 상의를 탈의했다. 하얀 속살과 탄탄한 식스팩을 드러냈다. 사진제공=현대캐피탈 배구단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은 화려한 선수 구성에 비해 근성없는 배구를 했다. 2010~2011시즌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 최종 성적은 3위. 많은 돈을 주고 문성민까지 영입했지만 오히려 성적은 한 단계 내려갔다.

구단은 극약 처방을 했다. 천하의 김호철 감독을 2선으로 끌어내렸다. 총감독으로 하고 새 사령탑에 현대맨 하종화 감독을 선임했다. 충격적인 선택이었다. 모교 진주 동명고 감독이었던 하종화 카드를 뽑아들었다. 김호철 전 감독은 현대의 영원한 라이벌 삼성의 유일한 대항마로 여겨져 왔다. 현대캐피탈은 신치용의 삼성화재를 무너트리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갔다.

젊은 사령탑 하 감독(42)은 현대캐피탈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6월초 팀에 합류, 채 두 달이 되지 않았다. 그는 끈기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에는 객관적으로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삼성화재과 비교해 이름값이 떨어지지 않는다. 국가대표급 공격수 문성민 주상용, 세터 최태웅 권영민, 센터 이선규 윤봉우 등이 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14일부터 16일까지 하계 체력강화훈련을 했다. 첫 날은 경남 하동 쌍계사 화개로에서 10km를 달렸다. 장마 속에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훈련을 계획대로 강행했다. 팀 막내 세터 이효동이 42분 기록으로 1등을 했다. 선수만 달린게 아니다. 하 감독, 강성형 코치 등도 열외는 없었다. 마지막 이틀 동안은 산악훈련을 했다. 15일에는 남해 금산(681m)을 올랐다. 금산은 국내 각종 스포츠팀들이 행운을 기원하기 위해 자주 오르는 산이다. 금산을 오르면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속설이 있다. 16일에는 지리산(약 1916m)을 올랐다. 쏟아진 비로 산길은 평소 보다 더욱 오르기 힘들었다. 하지만 운동으로 단련된 선수들은 지리산을 평균 5시간 만에 완주했다.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12.4km를 무척 빨리 걸었다. 문성민은 흘러내리는 구슬땀을 참지 못해 윗도리를 벗었다. 하얀 속살과 매끈한 식스팩 근육을 드러냈다.

선수들은 3일 동안 낯선 훈련으로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났다. 배구를 할 때와는 다른 근육을 썼다. 이런 훈련이 배구를 하는데 무슨 도움이 될까 의아해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훈련도 팀 운동에는 도움이 된다. 특히 현대캐피탈 같은 팀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 선수들이 지난 시즌과는 다른 정신 자세로 새 시즌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 장맛비를 맞으면 도로를 달리고, 산을 뛰어올라 정신력이 강해진다며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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