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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운 체육, 인생의 버팀목이 된다'. 학교체육에 대한 선생님의 헌신과 학생들의 열정이 어우러지면 놀라운 일이 펼쳐진다. 장애·비장애를 구분하지 않고 서로 함께 만들어가는 즐거운 체육시간, 체력을 기르며 상대에 대한 존중을 배우는 진정한 학교체육의 참모습이다.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이 주최하고, 스포츠조선과 학교체육진흥회가 주관하는 '2024 학교체육대상'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어 스포츠조선은 학교체육진흥회와 함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각 분야 대상의 주인공을 찾아 나섰다. 이들이 펼쳐나가는 특별한 체육교육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편집자주>
이제 막 눈을 비비며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시각. 아침 8시도 되지 않았는데 부천부흥초등학교가 북적이기 시작했다. 언뜻 중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법한 훌쩍 큰 고학년 아이들이 삼삼오오 등교했다. 1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0교시 체육활동'을 하려고 한 시간이나 일찍 학교에 모였다. 노윤기 체육교사가 능숙하게 통솔했다. 아이들은 질서정연하게 티볼, 풋살, 배드민턴 등 자기 종목을 찾아 운동장과 실내체육관에 자리를 잡았다.
노 교사는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와 수준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오아시스 아침운동 외에 기초체력 저조자들을 위한 '365체육온+', 보다 전문성을 가미한 '지역연계초등스포츠클럽'도 운영했다. 그 결과 팝스(PAPS) 기록이 1년 만에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23년 1등급이 4명에 불과했지만 2024년 20명으로 늘었다. 특히 여학생은 0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4등급 이하는 39명에서 13명으로 감소했다. 교육장배 스포츠클럽대회에서 피구와 스포츠스태킹 우승, 티볼과 배드민턴 3위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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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도 기대되는 영향력은 바로 '학교 폭력'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룰'을 체득한다. 반칙은 안 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다. 노윤기 교사는 "게임에는 규칙이 있다. 거기서 파울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운다. 반칙까지는 아니어도 충돌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거기서 서로 위로하고 악수하고 일으켜주면서 이해와 배려를 깨우친다"고 설명했다.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이재하 교사도 적극 공감했다. 이재하 교사는 "남학생들 같은 경우 힘을 과시하려는 성향을 일부 보인다.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를 오전에 스포츠를 통해 해소하고 오니까 매우 긍정적"이라고 했다.
어른들의 시각에서 아침에 체력을 소진하면 학업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성장기 아이들에게 '체력 걱정'은 사치에 불과했다. 6학년 곽혜진 양과 이민주 양은 '오아시스' 아침운동으로도 부족해 점심시간 추가 훈련에 나섰다. '핸볼' 대회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혜진이는 "운동을 하다보니 체력이 늘었다. 공부할 때 체력이 늘어서 더 오래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민주는 "밤에 피곤해서 일찍 자게 된다. 그래서 키가 컸다. 아침에 바로 1교시부터 수업을 하면 잠이 덜 깬다. 운동을 하고 1교시에 들어가면 정신이 말똥말똥하다"면서 "너희들도 할 수 있어! 파이팅!"이라며 참여를 권유했다. 이재하 교사는 "아침에 운동하는 아이들을 보면 확실히 생활습관에 도움이 된다. 학교에서는 권장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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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손가정이나 일부 소외된 환경에 노출된 학생들도 함께 품는다. 노윤기 교사는 "특별한 손길이 필요한 친구들은 아침에 (내가) 미리 데리고 온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스포츠 활동을 통해 같이 어울리고 긍정의 힘을 받아서 자신도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성취감을 이끌어내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윤기 교사는 이 공로를 교육부로부터 인정 받았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학교체육진흥회와 스포츠조선이 주관하는 '2024 학교체육대상' 학교체육 활성화 초등 부문 대상의 주인공이다. 그는 "학교 선생님들, 관계자분, 특히 학부모님들께서 많이 지원해주셨다. 우리 학생들 항상 건강하게 함께 꾸준히 이런 활동 이어나가도록 파이팅 하겠다"고 했다.
부천=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