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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영광스러운 상을 받았으니 상금은 더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습니다."
특히 이날 시상식장에는 수상자와 수상자를 축하하기 위해 온 가족·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수상자가 호명될 때마다 큰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지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축하를 전한 따뜻한 시상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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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사가 지도한 스포츠클럽(치어리딩, 여자축구, 육상, 힙합) 등은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그는 동료 교사로부터 "안 해도 되는 일을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느냐"라고 물을 정도로 학생들을 위한 체육교육 활동에 모든 것을 내던진 인물이기도 하다. 한 사람이 다 맡아서 해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활동을 한 탓에 심사를 맡은 학교체육진흥회와 교육청 관계자가 현장 실사를 나가 교차 검증까지 한 뒤에 대상 수상을 결정하는 일도 있었다.
이렇듯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 뜨거운 열정을 쏟아낸 박 교사는 상을 받은 뒤 "뜻 깊은 자리에서 의미가 큰 상을 받게 돼 무척 영광스럽고, 시상식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면서 "상은 간직하겠지만, 상금은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다"고 밝혔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었다. 박 교사는 "괜히 튀려한다고 안 좋게 보는 분도 있을 것 같다. 그런 걱정도 사실 조금 했었다"면서 "100만원은 제게도 적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미혼이라 월급으로도 생활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국민의 혈세로 교직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조금이라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기부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계속해서 박 교사는 주최측에 "혹시라도 의미 있는 기부처가 있으면 연결해주시면 좋겠다. 이왕이면 체육활동을 간절히 원하지만 체육 사각지대에 있는 보육원이나 복지센터에 기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런 생각은 과거 봉사활동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박 교사는 "예전에 보육원 체육대회에 교육봉사를 나간 적이 있다. 체육활동 하나하나에 정말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아이들이 갖고 놀 수 있는 공이라도 하나 더 사는 데 상금이 전달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사에게서 비롯된 선한 영향력의 불씨가 체육 사각지대를 비추는 등불로 커지길 기대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