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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징계하면 뭐하나, 뭉개면 그만인데….'
이번 징계 요구는 문체부가 김 회장의 해임을 요구했는 데도, 협회가 묵살하듯 여전히 안하무인 태도로 일관하자 '이러다가 더 큰 철퇴를 맞겠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자정노력의 일환이었다. 문체부는 조사 최종 발표에서 "협회가 자정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면서 향후 국고보조금 환수, 관리단체 지정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스포츠종목단체 입장에서 '관리단체'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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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기울어진 운동장' 분위기는 요구서 접수 단계에서 이미 노출됐다. 서명자를 대표한 김모 부회장은 당초 공정위원장에게 직접 요구서를 접수하려 했다. 서명자의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공정위원장은 접수를 거부하고 "공정위가 협회 조직이니 협회에 제출하라"고 답변했다. "협회 회장과 사무처장이 징계 대상인데, 그들에게 개인정보가 열람되면 어떡하느냐"며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한다. 결국 김 부회장은 협회 담당자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준수를 신신당부한 뒤 요구서를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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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이 이의신청, 법적 대응 등의 절차에 들어갈 경우 시시비비를 가리느라 적잖은 시간이 흐를 것이고, 그러다가 회장 임기를 끝까지 마치게 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다수 예측이다. 결국 문체부의 해임 요구는 변죽만 울리는 '요식행위'로 그칠 위험이 커지게 된다.
김 회장은 최근 문체부 조사 관련 대책회의를 하면서 이른바 '친위세력' 시도 협회장, 임원들만 만나 논의하는 등 '반대파'와의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 조사로 협회 문제가 해결되기는 커녕 '긁어 부스럼'이 되는 형국이다. 협회의 한 대의원은 "문체부가 애매하게 조치를 하는 바람에 협회 내분만 심화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방치되다가 회장이 임기 다 채우고 떠나면 뒷감당은 누가 책임져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