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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까지 2승 남았다' 죽다 살아난 서건우, 태권도 80㎏급 8강전에서도 신승 '4강 진출'[올림픽]

박찬준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08-09 22:01 | 최종수정 2024-08-09 22:14


'金까지 2승 남았다' 죽다 살아난 서건우, 태권도 80㎏급 8강전에서도…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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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다크호스' 서건우(한국체대)가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서건우는 9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급 8강전에서 브라질의 엔리크 페르난데스에 2대0(4-4 2-2)으로 승리했다. 가까스로 8강에 오른 서건우는 기세를 타며 4강까지 올랐다. 2승만 더 하면 금메달이다. 한국 태권도는 앞서 남자 58㎏급의 박태준(경희대), 여자 57㎏급의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가 연이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서건우는 앞서 16강에서 죽다 살아났다. 칠레의 호아킨 처르칠 마르티네스에 2대1(6-8 16-16 14-1)로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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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초반 서건우는 상대의 거센 공격에 고전했다. 회전 뒤차기를 허용하며, 결국 6대8로 1라운드를 내줬다. 지면 끝인 2라운드, 상황은 좋지 않았다. 연이은 몸통 공격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회전 공격에 이은 연이은 얼굴 공격을 허용하며 6-15로 밀렸다. 승부가 그대로 끝나는 듯 했지만, 서건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매서운 발차기를 연이어 성공시켰다. 회전 공격에 이어 몸통 차기까지 성공했다. 1초를 남겨두고 연속 공격이 이어졌다. 14-16으로 끝난 경기,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몸통 차기가 회전 공격으로 인정이 되며 선건우가 일거에 4점을 더했다. 2라운드는 16-16으로 마무리됐다.

이어진 판정, 라운드 동점인 경우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주심은 마르티네스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자 서건우가 심판에 항의했고, 오혜리 코치가 매트까지 뛰어올라와 이의를 제기했다. 오 코치는 10초간 경기장 위에서 심판과 본부석을 오가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경기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각 동작과 장면을 따져보며 동점 상황에서 판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재검토했다. 결과는 번복이었다. 서건우의 2라운드 승리가 인정됐다. 마르티네스가 1번의 회전 공격을 성공시킨 반면, 서건우는 2번의 회전 공격을 성공시켰다. 우선순위 설정 오류로 인해 이 부분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고, 결국 재검토를 통해 오류가 바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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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연맹(WT)에 따르면 라운드 승자가 발표된 이후 결과가 완전히 뒤집힌 것은 규정상으로 문제가 없다. 운영 미숙 상황이 벌어지면 종료 후 30분 안에 결과를 다시 발표할 수 있다.

WT는 보다 재밌는 경기를 유도하기 위해 이번 대회부터 세트제를 시작했다. 지난 도쿄 대회까지만 하더라도 3라운드까지 누적 점수로 승부를 가렸고, 동점일 시 4라운드를 치러 먼저 두 점을 뽑는 선수를 승자로 인정했다. 이번 대회부터는 라운드별로 승부를 가려 두 라운드를 먼저 가져간 선수가 승리한다. WT는 새로운 규정에 맞춰 세밀하게 동점 시 기준을 마련했고, 서건우는 이에 따라 기사회생했다.


2라운드를 거머쥔 서건우는 3라운드에서 압도적 기량을 과시하며 14-1로 승리,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했다. WT의 세밀한 규정, 이를 정확히 숙지한 오 코치의 기지가 만든 역전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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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를 넘긴 서건우는 8강에서 페르난데스를 만났다. 1라운드 초반 신중한 경기가 이어졌다. 54초 몸통 차기가 동시에 이루어지며 2-2로 맞섰다. 이후 서건우의 몸통 차기가 다시 한번 성공하며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막판 소극적인 플레이로 연속 감점을 받으며 4-4로 경기를 마쳤지만 유효 점수가 더 많아 서건우가 승리했다.

2라운드, 32초만에 서건우의 몸통 차기가 인정됐다. 감점을 받아 2-1. 서건우가 다시 감점을 받아 2-2가 됐지만, 유효타서 앞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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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우는 대표팀이 기대하는 다크호스였다. 지난 미디어데이에서 이창건 태권도 대표팀 감독은 "서건우가 사고를 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서건우는 이미 새 역사를 썼다. 한국 태권도가 이 체급에서 올림픽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친 김에 메달도 도전하고 있다. 이 감독은 "다른 선수들도 다 열심히 하지만, 서건우는 훈련을 정말 많이 한다. 에너지가 넘친다. 상대가 체격조건이나 파워에서 앞서지만, 서건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몰아붙일 수 있는 체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경쟁력은 충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올림픽 랭킹 1위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 2020년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와 동메달리스트 세이프 에이사(이집트)를 차례로 꺾으며 정상에 섰다. 올림픽 랭킹도 4위다. 강한 체력에 힘까지 더한 서건우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금메달도 가능하다는 평가였다. 첫 판에서 기사회생한 서건우는 금메달의 꿈을 이어갔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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