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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국민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세계8위)이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1게임 첸멍이 내리 2득점을 했지만 신유빈의 짧은 서브가 통했고, 네트의 행운까지 따랐다. 3-3. 4-4,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5-9까지 점수가 벌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또박또박 따라붙었다. 7-9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첸멍은 쉽게 넘어가지않았다. 11-7로 첫 게임을 가져갔다.
2게임 전열을 정비한 신유빈이 3연속 득점으로 기세를 잡았다. 강력한 백핸드 공격에 첸멍의 리시브가 흔들렸다. 4-1로 앞서나갔다. "신유빈 화이팅!" 함성이 울려퍼졌다. 그러나 이후 첸멍의 반격이 뜨거웠다. 5-5, 타이를 만들더니 신유빈을 좌우로 쉴새없이 몰아세웠다. 5-9로 밀렸다. 이어진 랠리 싸움을 신유빈이 승리했지만 6-11로 2게임도 내주고 말았다.
4게임 신유빈이 적극적인 공세로 첸멍을 위협했다. 회전 많은 첸멍의 볼을 받아내고 영리한 코스 공략, 연속득점으로 5-5, 6-6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디펜딩챔프는 강했다. 7-11로 4게임을 내줬다.
만리장성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이제 신유빈은 20년 만의 동메달 도전에 나선다. 대한민국 여자단식 메달리스트는 '그랜드슬램 레전드' 현정화(1992년 바르셀로나 동), '월드클래스 깎신' 김경아(2004년 아테네 동) 단 2명뿐이다. 20년 만의 4강행 역사를 쓴 신유빈이 3번째 단식 메달리스트에 도전한다. 대한민국 여자탁구 최초의 멀티 메달에도 도전한다. 신유빈은 30일 임종훈(한국거래소)과 혼합복식 동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탁구에 12년 만의 메달을 가져왔다. 단식 동메달을 획득할 경우 1988년 서울올림픽 유남규(한국거래소 감독·단식 금-복식 동), 1992년 김택수(미래에셋 총감독)의 단식 동, 복식 동메달에 이어 3번째 멀티 메달이자 여자탁구 최초의 역사다.
신유빈은 이날 오후 8시30분 펼쳐질 쑨잉샤(중국)-하야타 히나(일본)의 준결승전 패자와 3일 오후 8시30분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다. 세계 1위 쑨잉샤의 철벽이 공고한 만큼 이변이 없다면 '일본 톱랭커' 하야타가 동메달 결정전 상대가 될 확률이 높다. 하야타와의 전적은 4전패, 일본 프로리그까지 포함하면 5전패다. 역대 전적은 절대 불리하지만 스포츠는 기세다. 이번 올림픽 신유빈의 상승세를 고려할 때 히라노 미우와의 8강전에 이어 또 한번의 흥미로운 한일전을 기대해볼 만하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