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작지만 강한 원팀 코리아의 힘,파리 하늘에 태극기를!"[G-100 진심인터뷰]

장재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한국 엘리트체육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점,'원팀 코리아'로 똘똘 뭉쳐야 한다."

'대한민국 육상 레전드' 장재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62)이 2024년 파리올림픽을 100여 일 앞두고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리는 2024년 파리올림픽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향후 30년을 가늠할 시험대다.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종합 16위(금 6, 은 4, 동10)에 그쳤다. 1984년 LA올림픽 이후 37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였다. 2004년 아테네부터 2016년 리우까지 유지해온 톱10 역사도 끊겼다. 엘리트 스포츠 위기론이 들끓었다.

1982년 뉴델리,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남자육상 200m를 2연패한 '아시아 육상의 전설' 장 촌장이 난세에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 3월 선수촌장이 된 후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첫 올림픽이 코앞이다. 장 촌장은 "'죽기 아니면 살기'로 준비하고 있다. 0.01%의 메달 가능성이라도 높일 수 있다면 모든 걸 다할 것"이라고 했다.

장 촌장은 "양궁 2~3개, 펜싱1~2개, 배드민턴, 수영 등에서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종합 15위권 이내, 금메달 6개 이상으로 도쿄보다 나은 성적"을 목표 삼았다. 임기 초부터 양궁, 펜싱, 배드민턴, 수영 등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전략 종목을 선정, 집중지원하는 전략을 택했다. 안세영(배드민턴), 황선우·김우민(이상 수영), 우상혁(육상), 박혜정(역도), 신유빈(탁구) 등 '월드클래스' 국가대표 20명을 선정해 특별 관리해왔다. 장 촌장은 "배드민턴의 경우, 올림픽까지 안세영의 무릎을 잘 관리하는 것이 숙제다. 본인이 워낙 욕심이 많아 쉬려고 하질 않는다. 선수촌 전담 트레이너가 재활을 도우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배드민턴은 단식뿐 아니라 여자복식, 혼성복식도 가능성이 높다. 팀 분위기를 잘 관리해 멀티 메달을 따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펜싱은 남자사브르, 여자에페를 기대한다. 양궁은 협회와 선수들이 알아서 잘해줄 것"이라며 신뢰를 표했다. "수영은 황선우, 김우민이 잘하고 있지만 메달색은 장담할 수 없다. 남은 기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계영 800m의 경우 도하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땄지만 올림픽은 훨씬 더 치열하다. '6분대 진입'을 목표로 선수, 지도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역도(박혜정), 태권도(박태준, 서건우), 사격(김민정 등) 등 상승세 종목도 깜짝 쾌거를 기대하고 있다. 장 촌장은 "5월 이후 '스페셜 케어' 선수 리스트를 12명으로 줄여 더욱 밀착지원할 것"이라면서 "6~7월 두 달간 선수촌에 올림픽 종목 선수들만 남겨 집중 지원과 함께 실전 분위기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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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는 현재 최대 170~180명 쿼터 획득을 예상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29종목 232명에 비해 60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농구, 배구, 하키 등 단체 구기종목이 줄줄이 탈락했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최소규모 선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 촌장은 "쿼터가 줄면서 이와 연계된 지원 스태프 및 임원 출입인가(AD)카드를 확보하는 것도 비상"이라면서도 "어쨌든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다. 작지만 강한 원팀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촌 환경도 올림픽 모드로 전환된다. 태권도, 펜싱, 양궁 훈련장에 올림픽과 똑같은 결승 무대를 설치한다. 유도, 태권도 등 아침부터 밤까지 예선부터 결승전이 치러지는 종목의 경우 선수촌에서 올림픽 방식 모의고사를 통해 체력을 점검하고, 빠른 회복을 위한 스포츠 과학 및 맞춤형 심리 지원도 강화한다. .

대한체육회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파리 외곽 퐁텐블로, 프랑스국가방위스포츠센터(CNSD)에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에 사전 훈련 캠프와 급식 지원센터도 마련했다. 장 촌장은 "4월 말 퐁텐블로 훈련장을 이용할 종목 지도자, 실무자들과 현지 답사를 간다. 대회를 준비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필요한 시설을 사전 세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기 진작을 위한 '특식'도 같히 신경 쓰고 있다. 최근엔 읍천리 미숫가루, 런던베이글 등 MZ세대 국가대표들이 열광하는 간식 리스트를 공수했다.

장 촌장은 취임 이후 줄기차게 강조해온 "'원팀'의 끈끈함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파리올림픽 팀코리아 유니폼에도 '원팀 코리아'라는 문구를 새길 것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는 원팀이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원팀 코리아'로 똘똘 뭉쳐야 한다." 올림픽의 꿈을 향해 매진하고 있는 국가대표 후배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4년에 한번 찾아오는 올림픽이고, 젊은 날은 다시 오지 않는다. 누구에겐 첫 도전, 누구에겐 은퇴 무대, 누구에겐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일 수도 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원없이, 후회없이 다 쏟고 오는', 모두에게 후련한 올림픽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