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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김연아 조추첨 '예상한 결과', 담담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2-17 18:01


17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여자 피겨 선수들의 조추첨이 열렸다. 한국 김연아가 추첨을 하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17.

결전만 남았다.

김연아(24)가 19일 자정(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팰리스에서 시작되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3조 5번째로 연기를 펼친다. 김연아는 17일 아이스버그 팰리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조추첨에서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17번을 뽑았다. 6명이 한 조를 이뤄 5개조로 편성된다. 3조의 5번째 순서다.

김연아는 조추첨을 7분여 앞두고 대회의실에 들어섰다. 김해진(17) 박소연(17)을 사이에 두고 맨 앞줄에 앉았다. 후배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며 순서를 기다렸다. 이어 아사다 마오(일본)가 입장했지만 시선을 교환하지는 않았다. 새로운 경쟁상대로 떠오른 러시아의 16세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는 조추첨에 불참했다. 동료가 그녀를 대신했다.

김연아는 출전 선수 세계랭킹 순으로 15번째로 추첨을 했다. 랭킹 1위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가장 먼저 나섰고, 2, 3위 아사다와 리프니츠카야의 동료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26번을 뽑은 코스트너는 5조 2번째, 아사다는 30번을 추첨, 가장 마지막에 연기한다. 리프니츠카야는 25번을 뽑아 5조 1번 주자로 나선다.

15번째로 등장한 김연아는 미소를 머금었다. 17번을 뽑자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은 후 자리로 돌아갔다. 올림픽에 첫 출전하는 박소연은 1조 2번째, 김해진은 2조 5번째로 연기한다.

왜 세계 랭킹이 낮을까

김연아의 현재 세계랭킹은 29위다. 굴곡이 있었다. 현역과 은퇴의 사선에서 방황하다 2012년 7월 복귀를 결정했고,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두 번째 올림픽 시즌이다. 또 한 번의 고비가 있었다. 부상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 불참했다. 훈련 중 오른 발등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검사 결과 중족골(발등과 발바닥을 이루는 뼈)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크로아티아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지만 ISU 주최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랭킹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세계랭킹에 개의치 않았다. 소치올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는 15번째로 추첨을 한 배경이다.


예상된 결과, 담담한 김연아

랭킹 순으로 13~15위는 3조의 4~6번째 중 한 자리였다. 3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 상위 12명이 마지막 두 조에 배정됐다. 하위 15명은 1, 2조와 3조의 1~3번 배정되는 방식이었다. 3조 5번째를 받아든 김연아는 담담했다.

물론 그녀는 조의 앞 순서에 연기하는 것을 선호한다. 먼저 연기하면 얼음판이 깨끗하다. 다른 선수들의 경기에서 자유롭다. 변수가 적다. 연습 후 긴장된 대기 시간도 길지 않다. 그러나 조추첨 방식에 따라 첫 번째 연기는 이미 물건너갔다. 4번째나 5번째는 큰 차이가 없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선 5명이 한 조에 묶였다. 김연아는 상위 10명이 따로 벌이는 조 추첨에서 30명 가운데 23번을 뽑아 5조 세 번째 순서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쳤다. 문제는 없었다. 쇼트프로그램(78.50점)과 프리스케이팅(150.06점) 모두 역대 최고점 기록을 경신하며 총점 228.56점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7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여자 피겨 선수들의 조추첨이 열렸다. 17번째로 뽑힌 한국 김연아의 순서가 표시되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17.
리프니츠카야는 미소, 아사다는 씁쓸

김연아는 금메달 경쟁을 펼칠 리프니츠카야, 아사다보다 먼저 무대에 오른다. 심판들의 채점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 연기'를 펼칠 경우 그녀를 넘어설 선수는 없다. 교과서 점프에다 탁월한 예술성으로 기본점수에다 수행점수(GOE)와 구성점수를 두둑히 챙긴다. 김연아에게 주는 점수가 인색할 경우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클린 연기가 더 중요해졌다.

동료가 뽑았지만 리프니츠카야는 행운이었다. 정빙 후 첫 연기를 펼친다. 깨끗한 빙판에서 그녀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반면 아사다는 씁쓸한 표정이었다. 마지막 순서까지 기다려야 한다. 빙질도 나쁜 데다 중압감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스케이팅 순서는 쇼트프로그램의 순위에 따라 조추첨을 별도로 실시한다.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 드디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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