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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빙속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는 결전을 끝냈다.
첫 번째는 체중이었다. 그는 올림픽 2연패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체중 감량을 꼽았다. 스타트가 빨라졌고, 스케이팅이 훨씬 수월해졌다. 그런데 프로필에 새겨진 몸무게 62kg이 화두가 됐다.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4년 전 밴쿠버 때 쓴 기록이었다. 이번에는 4년 전 프로필이 있으니 굳이 작성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안했는데 62kg이라고 나와 있더라. 사실 더 감량했다." 억울해했다. '몇 kg을 감량했느냐'는 질문에는 "비밀"이라고 웃으며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체중 감량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작심삼일보다 꾸준히 원하는 몸무게가 나올때까지 해야 한다. 난 요요 현상이 심해서 먹으면서 뺐다. 러닝, 사이클 등 유산소 운동이 비결"이라고 했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꿀벅지에 대해서는 싫어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다고 했다. 이상화는 "솔직히 허벅지가 콤플렉스다. 밴쿠버 때 꿀벅지, 금벅지에 이어 철벅지까지 나오더라. 기분은 나쁘지 않지만. 허벅지 얘기가 늘 따라다니니 좀 그렇다"고 했다.
'빙속 삼남매' 중 현재까지 이상화만 올림픽 2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모태범(25·대한항공)은 '노메달'로 막을 내렸고, 이승훈(26·대한항공)은 1만m와 팀추월을 남겨뒀다. 모태범의 얘기에 눈물이 고였다. 마음이 아팠단다. 그는 "밴쿠버 때는 친구들이 양옆으로 앉아 있었다. 혼자 와 아쉽고 속상하다. 태범이 경기를 선수들이 함께 봤는데 아쉽고 속상해 눈물이 나더라." 끈끈한 우정이었다.
김연아(24)에게는 금빛 기운을 전했다. 이상화는 "늘 하던대로 하면 연아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경기 과정까지 즐기라고 했다. 연아도 걱정하지 않고 있더라. 나보다 나은 것 같다. 긴장하는 기색이 없어서 느낌이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제는 안 힘들 것 같다. 경험이 있고, 그것을 이겨냈다. 2연패도 성공했는데 뭔들 못하겠느냐. 올림픽 2연패에다 세계신기록을 갖고 있다. 난 이제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다." 미소 속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이상화의 오늘이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