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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에서 애국가가 울려 펴졌다. 태극기는 평양 정주영체육관의 꼭대기에서 펄럭거렸다.
북한의 파격적인 행보다. 북한은 애국가 연주와 태극기 게양을 꺼려하며 2008년 월드컵 3차예선 한국과의 경기를 제 3국인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전례가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에서 대회 개최국이 해당 국가의 선수가 금메달을 딸 경우 국가를 연주하고 국기를 게양해야 하는 대회 규정을 그대로 따랐다. 12일 열린 개막식에서도 '대한민국' 국호가 처음으로 사용됐다. 또 한국 선수단은 북한에서 열린 대회에서 최초로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기존에는 '한반도기'를 사용해왔다.
한국은 16일에도 애국가 연주가 평양에서 울려 퍼지길 기대하고 있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남자 69㎏급의 원정식과 남자 85㎏급의 천정평이 16일에 나란히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틀만에 다시 태극기가 게양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에피소드도 많이 전해지고 있다. 대한역도연맹이 한국 선수단의 기록 및 소식을 전해듣는 통로가 팩스로 단일화 돼 있는데 이 마저도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전해진다. 한국 선수단 및 관계자는 평양 도착 후 휴대전화도 사용할 수 없다. 아시아역도연맹이나 대회 주최측에서 이번 대회와 관련해 인터넷 홈페이지도 운영하지 않고 실시간 경기 결과도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팩스가 끊기게 된다면 한국 선수단의 소식을 전혀 들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실제로 14일에 팩스 통신 상황이 좋지 않아 한국 선수단의 메달 소식만 전해졌을 뿐 인상·용상·합계 등 정확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