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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남자복식 결승을 노리던 김기정-김사랑(이상 삼성전기)이 통한의 네트에 울었다.
통한의 아쉬운 패배였다. 김기정-김사랑은 1세트 내내 엎치락 뒤치락 접전을 벌인 끝에 듀스에 성공한 뒤 23-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면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복식 준결승에서 이용대-정재성에게 패배를 안겨준 한때 세계 최강 보에-모겐센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김기정-김사랑은 2세트 들어 높이와 파워를 앞세운 상대의 강력한 공격에 밀린 데다, 아쉬운 실책을 몇 차례 범하며 18-21로 아쉽게 졌다.
3세트 시작부터 시소게임을 전개했다. 한국에 뜻밖의 비운이 닥친 것은 종료 직전이었다. 17-18로 진땀 승부를 벌이고 있을 때 첫 번째 불운이 닥쳤다.
덴마크조가 살짝 받아친 공이 네트에 걸리면서 한국 코트에 툭 떨어지고 말았다. 네트를 사용하는 경기에서는 공이 네트에 걸리면 갑자기 툭 떨어지기 때문에 수비 선수들은 타이밍을 빼앗기기 일쑤다.
한국은 이 때문에 손도 쓸 겨를도 없이 실점을 하며 17-19로 몰렸다. 이후 한국에 행운이 따르는 듯 했다. 덴마크의 모겐센이 경기를 지연시켰다가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한국은 거저로 1점을 추가하며 18-19로 다시 압박했다. 그러나 행운도 잠시, 다시 똑같은 불운이 엄습했다.
행운의 득점과 함께 서브권을 받은 한국이 서브로 넘긴 공을 덴마크조가 리시브한 것이 또 네트에 걸리면서 한국 코트로 떨어진 것이다.
어이없이 매치 포인트로 몰린 한국은 연이은 네트의 저주와 패배 위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덴마크의 마지막 타구가 엔드라인 아웃일 것으로 예상하고 그냥 바라봤다가 코트 인 되는 바람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이로써 한국은 여자단식 배연주(KGC인삼공사)에 이어 이 대회에서 2개째 동메달을 추가했다. 여자복식의 장예나(김천시청)-엄혜원(한국체대)은 14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광저우(중국)=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