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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충청권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이하 충청권 U대회)가 조직위 설립 단계부터 파행이다.
지난 3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출신 조용만 문체부 제2차관, 4개 시도 지자체장들이 회동한 후 기류가 바뀌었다. '부위원장, 사무총장을 동일인(이창섭 부위원장)으로 선임하기'로 합의했고, 세종시는 이창섭 부위원장이 사무총장을 겸임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18일 윤강로 원장 앞으로 보냈다. 이어 부위원장-사무총장 겸직을 명시한 정관 개정을 위해 19일 대전시청에서 창립총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창립총회는 무산됐다. 4개 지자체장들은 조 차관이 회의에 참석한 만큼 이를 문체부 공식 의견으로 받아들였으나 이는 문체부 공식 입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문체부가 '3월 24일 개최된 창립총회와 다른 내용으로 창립총회를 재개최하는 것은 법적, 대외적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재검토'를 요청했다. 문체부측 입장은 "이미 창립총회를 열고 정관을 승인하고 위촉장까지 수여한 상황에서 합당한 이유나 절차 없이 기존 결정을 뒤집는 것은 법적으로도 원칙적으로도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어 대한체육회 쪽에도 '문체부는 3월 창립총회 결정대로 법인 설립 승인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공모를 통해 위촉된 윤 원장 역시 하루 아침에 사무총장직을 잃게 된 데 반발, 국민청원을 올렸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대한체육회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인선은 인정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조직위와 정치권 일각에선 조직위 자율권 존중과 인사 개입에 대한 지적도 흘러나온다. 가뜩이나 4개 시도 이해를 조율하는 것도 힘든데, 충청도의 미래를 위한 간절한 염원 하나로 유치한 충청권 U대회가 인사 관련 잡음과 체육계 내홍으로 출범하기도 전에 얼룩지고 있다. 정부나 조직위로선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윤강로 사무총장 선임을 공문서로 알린 마당에 2개월 만에 창립총회를 다시 하는 촌극도, 공모로 뽑힌 사무총장을 밀어내는 명분과 법적인 부담도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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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