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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년 장애학생페스티벌-서울림운동회'(스포츠조선-서울시장애인체육회 주최, 서울시-서울시교육청 주관), 서울 시내 20개교 장애-비장애학생들이 함께 달린 첫 '통합체육' 운동회 현장엔 김정선 서울특별시교육청 특수교육과장과 김진효 체육건강문화예술과장이 동행했다. 특수교육과 김 과장과 장학관, 장학사 전원이 출동해 폐회식까지 진심을 다해 '모두의 운동회'를 온전히 즐겼다. 국가애도기간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대신해 '서울림 아잣!' 플래카드까지 제작, 참가학생들을 뜨겁게 응원했다.
서울 나래학교 초대교장 출신으로 올해 첫 설립된 서울시교육청 특수교육과의 수장인 그녀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언제나 '우리 아이'들이라고 칭한다. 김 과장은 "'우리 애'들이 서울림운동회에 잘 참여할지 궁금했다"고 했다. "교육청보다 먼저 나서 이런 좋은 행사를 기획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잠실학생체육관 같은 큰 공간에서 '우리 애'들이 어떤 모습일까. 학교에선 친구들과 잘 연습했다는데 어떻게 적응할까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자세히 보다보니 누가 장애, 비장애학생이 모를 정도로 서로 어우러져 있더라. 서로 기다려주고 서로 도와주면서 나만 잘하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해보려는 모습이었다. 난생 처음 이런 곳에서 달려보면서 '우리 애'들의 자신감도 부쩍 자라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면서 "이런 기회가 더 많아야 하는데, 장면마다 미안함도 느꼈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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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1일 특수교육과를 설립했다. 통합교육팀까지 갖춘 '완전체' 특수교육과는 전국 17개 시도 중 최초. 김 과장은 "1984년 특수교육담당 장학사 1명으로 서울 특수교육행정이 시작했던 걸 생각하면 특수교육과 신설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초대과장으로 부임한 그녀는 "장애학생들을 위해 살피지 못했던 일, 해야만 했는데 하지 못했던 일, 하고는 있으나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일을 더 잘하는 것"에 집중했다. '특수교사 전문성 신장' '통합교육 역량 강화' '장애공감문화 확산'의 실제적 변화에 역점을 뒀고, 특수교육 정책 포럼을 통해 중장기 특수교육발전 과제를 도출했다. 현장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달 제1회 특수교육 축제는 신청자가 많아 추첨이 진행됐고, 행사 만족도 역시 90~100%에 달했다. 김 과장은 "특수교사들이 맞춤형 연수나 수업나눔 등 전문성 신장에 얼마나 목말라 있었던가를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특수, 일반교사의 협력수업 시범학교인 '더 공감교실' 운영 사례발표 때 일반교사 만족도가 92%에 달했다"면서 "특수-일반교사의 협력이 교실 수업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특수교육의 목적은 '사회통합'인데 특수학교나 특수학급 내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면서 "통합교육은 특수교사의 노력만으로는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통합학급 선생님들이 함께 할 때 빛을 발하게 된다. 내년엔 특수교사, 일반교사의 협력 수업, '더 공감교실'에 더 많은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 운영하고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특수교육과 개설 첫해, 함께 빚어낸 첫 성과에 대해 주변을 향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이런 성과는 특수교육과 신설이라는 결단을 내려주신 조희연 교육감님과 최초의 특수교육과 직원들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사업 방향 설정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우리 특수교육과 직원들, '특수교육과가 생기니 이런 연수도 만들어지는구나'라며 열성적으로 참여해 준 특수학교(급)의 특수교사, '통합교육 해보니 되더라'던 일반교사, 그리고 묵묵히 지지해 주시는 학교 관리자 여러분과 장애학생 학부모단체 여러분이 늘 지켜봐 주신 덕분"이라면서 "새로 생긴 부서를 여러 모로 챙겨주시는 교육청 타부서 직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설학교 초대교장, 신설과의 초대과장 등 '가지 않은 길'을 씩씩하게 걸어온 김 과장에게 계묘년 버킷리스트를 물었다. "특수교사가 된 이후 이 직업을 벗어난 일을 언제 생각해봤나 싶다"며 웃었다. 김 과장은 "하고 싶은 일이 꼭 하나 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나래학교의 초대교장으로서, 풀 한포기 하나에도 정성을 쏟았던 그녀는 "지금의 직을 마무리하게 되면 '나래학교 사용설명서'를 써보고 싶다"며 웃었다. "미래학교 설계의 진수를 보여준 설계자의 의도를 담아 이 교실은 왜 여기 있는지, 늦가을 햇볕은 어느 곳이 좋은지, 정원엔 어떤 꽃을 심으면 좋은지 다음 오는 이들을 위한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