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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체량 5㎏ 오버, 12초 KO에 감동의 챔피언까지... 역대급 화제성 남긴 로드FC 062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12-19 10:47 | 최종수정 2022-12-20 15:35


김태인이 고메즈에게 강한 오른손 펀치를 얼굴에 적중시키고 있다. 사진제공=로드FC

[홍은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22년을 마무리하는 로드FC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로드FC는 18일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굽네 ROAD FC 062를 개최했다. 로드FC 역사상 최초로 4개의 타이틀전이 열렸고, 역사에 남을 마지막 챔피언이 탄생했다.

우여곡절이 많은 대회였다. 대회 하루 전 계체량 행사에서 -73㎏으로 싸우는 '악동' 권아솔(36)의 체중이 78㎏으로 찍혀 5㎏이나 오버해 논란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카무라 고지(37·일본)가 경기를 수락하며 경기 취소가 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경기력은 좋았다. 1부부터 명경기들이 많이 나왔다. 김유정(24·팀 지니어스) 손재민(20·팀 에이스) 한상권(26·김대환 MMA) 비탈리 미로뉴크(30·러시아) 윤태영(26·제주 팀더킹)까지 8경기 중 5명이 피니시로 경기를 끝냈다. 판정으로 끝난 3개의 경기들도 혈투로 긴장감을 더했다.

2부에서는 감동적인 장면들로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이 된 '김해 대통령' 김태인(29·로드FC 김태인짐)과 밴텀급 챔피언이 된 '태권 파이터' 문제훈(38·옥타곤 멀티짐)의 사연 때문이었다.

가장 먼저 벨트를 들어 올린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김태인은 주짓수 블랫트에 경험 많은 베테랑 다니엘 고메즈(38·브라질)를 경기시작 12초 만에 꺾었다. 로드FC 역대 타이틀전 최단 시간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정말 기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기쁨을 나눌 아버지가 없었다.

김태인은 "로드FC와 격투기에 내 인생이 다 담겼다. 꿈을 이뤄서 너무 행복한데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그 행복을 바칠 사람이 없다. 사랑하는 아버지 김주회, 당신의 아들로 태어나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편히 올라가십시오"라고 말해 경기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밴텀급 챔피언이 된 문제훈도 부모님의 대한 사랑을 전했다. 문제훈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한 뒤 "아들을 낳고 키워보니까 부모님이 얼마나 힘드셨는지 느낄 수 있었다. 자식이라는 게 말도 안 듣고 지금까지 부모님이 하지 말라는 것만 하고 살았다. 자식을 낳아보니까 부모님의 희생으로 내가 살 수 있었다는 걸 느꼈다. 이 자리에서 꼭 말하고 싶었다. 부모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두 명의 챔피언이 더 벨트를 감았는데, '전 페더급 챔피언' 박해진(30·킹덤MMA)이 박승모(29·팀 지니어스)를 암 트라이앵글로 꺾고 다시 챔피언 자리에 복귀했다. 주특기인 그라운드에서 끈질기게 서브미션을 노린 끝에 얻은 승리였다.

라이트급 챔피언인 박시원(20·카우보이MMA)은 도전자 여제우(31·쎈짐)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었다. 경기 전 3라운드 내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박시원은 피니시할 상황에서도 끝내지 않으며 여제우를 괴롭혔다.

경기 후 박시원은 "이번 경기는 KO를 못 시킨 게 아니라 내년에 강자들도 많이 올 거고 경험을 쌓기 위한 경기였다. 지키려고 하다보니까 소극적인 경기가 됐던 거 같다. 실망시켜 죄송하다. 내년에 외국 선수들 다 이기고 로드FC가 세계적으로 강하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연말 대회를 끝낸 로드FC는 2023년부터 변화를 시도한다. 기존 챔피언 제도를 폐지, 체급별 8강 토너먼트를 도입한다. 매년 8강 토너먼트로 해당 체급 토너먼트 우승자를 선발해 상금을 지급한다.
홍은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로드FC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이 된 김태인이 챔피언 벨트를 어깨에 둘러메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로드FC

로드걸 임지우,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김태인, 위너즈 최승정 대표, 로드걸 신해리(왼쪽부터)이 경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로드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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