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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인턴십, 한달 만에 협회 직원이 됐어요."(황예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직원) "멘토링을 통한 소통, 서로를 통해 배웁니다."(이동신 대한태권도협회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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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 태권도 품새 선수 출신 황예은씨는 지난 8월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정사원이 됐다. 중학교 2학년 때 선수의 길에 들어섰고, 구성고 시절 전국대회 입상으로 동덕여대 체육학과 태권도 전공으로 입학했다. 대학교 2학년 때까지는 등록선수였지만 이후 '사무직'으로 진로를 정했다. 취업준비 중이던 지난 5월 대한체육회 사이트에서 본 '선수경력자 인턴십 프로그램' 공고는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황씨는 6월 합격 통보를 받았다. 7월부터 아이스하키협회 인턴으로 '열일'하던 중 8월 협회에서 직원 채용 공고가 났다. 협회 선배들에게 '원서를 내도 괜찮을지' 문의하자, 선배들은 "당연히 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턴십을 통해 성실한 인성을 인정받은 황씨에게 인턴십 한 달만에 정규직원이 되는 행운이 찾아왔다. 협회 입장에서도 검증된 인재를 뽑을 수 있으니 대만족이었다. 황씨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선배들이 부족하지만 뭐든 배우려는 태도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녀는 8월부터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경기운영부에서 '후배' 중고등학생 선수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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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신 대한태권도협회 도장사업부 과장은 대한체육회 진로지원 멘토링 프로그램 '스포츠 행정 멘토'로 활약중이다. 중국 유학파인 그는 대기업, 무역회사 등에서 일하다 2012년에 태권도협회에 입사했다. 11년째 재직중인 베테랑이다. 태권도 6단, 유도 2단, 합기도 1단의 무도인인 그는 올해 1-2기 모두 멘토로 참가했다. "대한체육회 진로지원센터에서 회원종목단체에 보낸 공문을 받고, 선배로서 해야할 일, 사회적 책임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어 자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 행정은 광범위하다. 말은 거창한데 구체적으로 현장을 알기는 어렵다. 멘티들과 협회 업무에 대한 궁금증, 스포츠 관련 직업, 최근 스포츠 관련 트렌드를 공유하고, 진로 고민도 나눈다"고 소개했다. 1기 땐 주 1회, 퇴근 후 태권도협회 사무실에 모여 멘티들과 꿈과 열정을 나눴다. 2기 진행중인 현재 멘티는 6명. 재활 트레이너를 준비중인 육상 선수, 부상중인 태권도 선수, 스포츠 외교에 관심 있는 명문대 행정학과 대학생, 타종목 실업팀 감독님 등 '경력'도, '연령대'도 다양하다. 바쁜 일정 속에 일주일에 한번은 모여 온-오프라인으로 소통한다. 이 과장은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 있다던 멘티와 대화를 하다보니 영상분석 코칭, 동작 분석 쪽에 더 자질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스포츠과학쪽 진로를 조언해준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시간을 쪼개 멘토링에 동참하는 나눔의 소신은 확고했다. "체육단체에서 일하는 어린 친구들이 꿈과 현실의 괴리를 고민하고, 그만두는 걸 보면서 중간관리자로서 후배들을 위해 '머물고 싶은 직장'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베테랑 직원이나 임원들은 멋있어 보이지만 하루 아침에 그렇게 된 건 아니다. 꿈을 향해 함께 공부하면서 체육계 전반의 현실과 경험을 공유하고, 능력을 키우고 서로 배우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율성 기반의 사업 특성상 각 협회와 체육인 선배들의 더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매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진 않지만, 정말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프로그램이다. 스포츠계에 몸담은 한 사람으로서 모두가 기꺼이 '멘토'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멘토링을 통해 자신의 관점도 찾고 어린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걸 배우게 된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