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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편파판정에서 '깝윤기'까지, 올림픽 빛낸 韓 쇼트트랙 5가지 핵심 키워드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2-02-17 01:59 | 최종수정 2022-02-17 05:00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4강전이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경기장에서 열렸다. 코너에서 중국 리웬롱이 황대헌의 다리를 잡고 있다. 베이징(중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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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수많은 감동과 동시에 울분을 자아냈던 2022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이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1500m 최민정의 금빛질주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냈다. 한국은 금2, 은메달 3개를 획득, 홈팀 중국(금2 은1 동메달 1개)을 제치고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게다가 당초 한국 선수단이 목표로 했던 금메달 1~2개를 초과달성했다.

대회 초반 중국 '편파판정' 광풍에서 최민정의 금메달까지. 베이징동계올림픽 한국의 쇼트트랙을 키워드 5개로 정리했다.

편파판정

대회 초반을 휩쓴 광풍이었다. 중국은 수혜를 톡톡히 봤다. 혼성계투 결선에서 'NO 터치'가 슬쩍 넘어갔다. 결국 첫 금메달은 중국의 차지였다. 남자 1000m에서 절정에 달했다. 강력한 라이벌 한국 황대헌과 이준서는 '뒤늦은 불법 레인 침범'이라는 이유로 실격. 결선에서는 런즈웨이가 명백하게 헝가리 리우 샤오린을 양팔로 밀치는 장면이 있었지만, 결국 리우 샤오린의 실격. 런즈웨이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러자, 한국 선수단은 CAS(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 ISU(국제빙상연맹)의 이의제기,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 면담 등 전방위적 압박을 가했고, 억울하게 금메달을 박탈당한 헝가리 역시 가세했다.

ISU는 '이중적'이었다. 자신의 판정권위를 위해 한국과 헝가리의 이의제기를 "정상적 판정이었다"라고 묵살했지만, 이후 경기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판정으로 돌변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이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경기장에서 열렸다. 황대헌이 1위를 놓치지 않으며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중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2.9/
깔끔

황대헌은 1000m에서 억울하게 실격한 뒤 "더욱 깔끔하게 타야한다. 어떻게 더 깔끔하게 타야할 지 모르겠지만"이라고 했다. 중국 편파판정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그만의 해법이었다.


그는 SNS에 마이클 조던의 시련을 정면으로 극복하는 명언을 올린 뒤 심기일전했다. 결국 1500m에서 황대헌은 압도적 기량으로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갔고, 결국 무려 10명이 출전한 결선에서도 초반부터 레이스를 이끌며 완벽한 레이스를 펼쳤다. 그의 속도와 체력에 2위를 한 캐나다 스티븐 뒤부아는 "그냥 황대헌을 열심히 쫓아갔는데, 은메달을 땄다"고 말할 정도였다.

경기가 끝난 뒤 황대헌은 "가장 깔끔하게 탄 레이스"라고 자평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8강전이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경기장에서 열렸다. 박장혁이 직선주로에서 얼음에 걸려 넘어진 후 부상을 당해 누워 있다. 베이징(중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2.7/
11바늘

혼성계주의 충격적 예선 탈락, 황대헌 이준서의 어이없는 실격, 넘어진 최민정의 500m 탈락과 함께 초반 한국 쇼트트랙은 악재가 겹쳤다.

강력한 다크호스 박상혁은 '횡액'을 당했다. 1000m 준준결선 레이스 도중 넘어진 이탈리아 피에트로 시겔과 연쇄 충돌, 박장혁도 넘어졌다. 그리고 중국 우다징의 스케이트 날에 왼손 부상을 크게 당했다.

박장혁은 어드밴스로 준결선에 진출했지만, 도저히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포기.

하지만, 11바늘을 꿰맨 뒤 출전한 1500m에서는 결선까지 올라가는 부상 투혼의 끝판왕의 모습을 보였다. "손 걸고 타겠다"고 말한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하면서 은메달의 주역이 됐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시상삭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팀의 곽윤기가 시상대에 올라 BTS의 춤을 추고 있다. 베이징(중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2.16/
깝윤기

베이징동계올림픽 최고의 스타는 황대헌도 최민정도 아니었다. 쇼트트랙 맏형 곽윤기였다.

사실상 올림픽 마지막 무대인 곽윤기는 수많은 화제를 뿌렸다.

"바람만 불어도 실격"이란 '사이다 발언'을 시작으로 그는 초반 수많은 악재를 당한 대표팀 분위기를 때로는 다독이고, 때로는 이끌면서 '긍정 에너지'를 심었다. 초반, 자신의 소신발언에 중국 네티즌들이 SNS에 수많은 욕설과 비판을 하자, "응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중국 남자 계주팀 어드밴스에 대해서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홈 어드밴티지를 고려하면) 올라갈수도 있다"라고 중립적 소신발언을 하기도 했다.

수많은 팬들은 '깝윤기'를 시작으로 '사이다윤기', '대인배윤기' 등 매력적 애칭을 쓸어담은 곽윤기는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뒤 BTS 댄스 세리머니까지 작렬, '방탄윤기'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예선전이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경기장에서 열렸다. 최민정이 1위로 질주하고 있다. 베이징(중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2.9/
'넘사벽' 아웃코스

최민정의 1500m 우승은 감동이었다. 마치 탄탄한 배경 속에서 절정을 치닫는 한 편의 '영화'같았다.

혼성계주의 충격적 예선 탈락, 500m 불운했던 넘어짐. 심석희 김지유가 빠진 자리를 홀로 메워야 했던 그는 항상 "내가 잘못해서 탈락한 것 같다"라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 또 "넘어졌지만, 내가 한 노력은 어디가지 않는다"고 말하며, '얼음 공주'의 진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1000m 은메달 획득 후 오열하며 부담감을 훌훌 털어버린 그는 1500m에서 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인지 입증했다.

폭발적 가속력과 체력으로 초반 탐색전을 벌인 뒤 곧바로 아웃코스 추월로 준준결선, 준결선, 결선에서 모두 엄청난 격차로 우승했다. 특히 준결선 한 바퀴를 아웃코스로 질주하며 무려 5명을 순식간에 제치는 그의 아웃코스 추월 능력은 '넘사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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