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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0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레디컬컵 코리아 2라운드 결승에서 김규민(CJ로지스틱스 레이싱)이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6일 학교 수업이 끝난 후 자전거를 몰고 스포츠조선 본사를 찾은 김규민은 아직 얼굴에 여드름 자국이 채 지워지지 않은 천상 고등학생이다. 최대 230㎞까지 육박하는 살벌한 속도의 경주차를 몰기에는 너무 어려보이는 외모. 시뮬레이션 게이머에서 벗어나 레이싱에 도전한 것이 이례적이라고 묻자 "뭐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다. 그냥 게임과 비슷했다"며 너무 시크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속도감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기에 오히려 실제 레이싱이 더 쉬웠다. 게임에선 시각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규민이 출전한 레디컬컵 경주차는 포뮬러카에 더 가까워 드라이버가 외부로 노출된 상태다. 헬맷을 쓴 채 직접 바람을 맞기에 속도감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클래스로, 아직 수준이 그닥 높지 않고 이날 7대 출전에 불과했지만 전날 잠깐 서킷을 돌며 처음으로 경주차를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선 1위는 물론 결선에서도 2위와 21초차 이상이 났다는 것은 김규민의 온라인 실력이 오프라인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그럼 목표는 무엇일까.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겠다"는 예의 시크한 답이 또 돌아왔다. 그러면서 "분명 온오프라인 레이싱은 다르지만 계속 겸업을 해보고 싶다. 드라이버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당돌하게 말했다. 또 대학에 진학하면 경주차의 매커니즘을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자동차 공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김규민이 실제 레이스에 도전하는 첫 심레이서는 아니다. 해외에서도 간혹 나오고 있고 국내에서도 심레이서 출신인 이정우(엑스타 레이싱)가 슈퍼레이스 슈퍼 6000 클래스에 지난해부터 나서면서 최고 3위까지 오르는 등 분명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자동차 경주대회나 e스포츠 분야에서도 이런 선수의 등장은 흥미로운 콜라보레이션이라 할 수 있다. 카트부터 시작해 어렸을 적부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는 어려운 드라이버 양성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산업적으로도 의미가 큰 행보라 할 수 있다. 당찬 김규민의 도전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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