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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쿠션 당구계의 '강자'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당구가 베트남 호치민 3쿠션 월드컵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대회 성적도 신통치 않았지만, 그보다 대회 참가를 신청해놓고 '무더기 노쇼' 사태를 일으킨 일부 선수들 때문이다.
대회 성적도 아쉬웠지만, 정작 '한국 당구'가 망신을 당한 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발생했다. 예선 라운드에 참가를 신청했던 한국 선수들이 사전에 아무런 통보 없이 무더기로 '노쇼 사태'를 일으켰기 때문. 무려 12명이나 이런 국제적인 비매너 행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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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최근 프로 출범을 선언한 PBA에 진출하기로 선언했거나 이 PBA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가뜩이나 PBA가 출범 초기부터 UBM-대한당구연맹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터라 이번 '무더기 노쇼 사태'로 인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 국제 무대에서 한국당구의 위상도 추락하게 됐다.
원래 국제 대회 예선전의 경우 참가 신청을 했던 선수가 불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대회에도 한국 선수들 외에 다른 나라 선수 5명이 불참했다. 하지만 이들은 미리 UMB 측에 불참 사실과 이유를 밝히고, 양해를 구했다. 기본적인 예의다. UMB측도 이런 경우는 쉽게 납득한다.
그러나 12명의 한국 선수들처럼 사전에 아무런 통보 없이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경우에는 UMB의 징계를 받는다. 보통 '무단 불참'의 경우는 국제 랭킹 포인트 8점 감점 또는 대회 참가비에 해당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이들에게도 해당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한당구연맹 측도 이번 대회를 마친 뒤 이들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ACBC 회장과 세계캐롬연맹(UMB) 부회장을 남삼현 회장은 "한국 선수의 노쇼로 인한 대회 차질에 대해 대한당구연맹을 대표해 사과했다"면서 "한국은 물론 다른 국가 선수들 중에서도 월드컵에 한 번이라도 나오고 싶어하는 선수가 많다. 불참 소식을 미리 알려줬다면 다른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이번 노쇼 사태로 인한 한국 당구 위상 추락은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불편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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