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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연말 기자회견은 흡사 청문회 분위기였다.
잡음이 이어졌던 1기 인사에 이 회장은 "아무리 선의로 해도 결과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내 책임"이라고 했다. 다만 자리를 두고 체육계 전반적으로 이런저런 이야기가 계속해서 끊이질 않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체육계에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들이 만연해 있다. 진단은 두가지로 본다. 첫째로 체육계에 일자리가 부족하다보니 사유화, 파벌 같은 문제가 생긴다. 둘째로 교육이 부족하다. 구성원에 대한 소양, 직무 교육 등이 없다보니 자꾸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이 회장은 2기 인사에서는 달라질 모습을 약속했다. 그는 "2기 임원 인사의 원칙은 전문성이다. 선수쪽은 경기력 향상을, 사무처는 예산과 조직관리를 잘할 수 있는 분들을 모시겠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 인사추천위원회 7명이 백방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인사추천위원회의 면면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개를 꺼렸다. 이 회장은 "지금은 부적절하다. 어느 시점에 공개하겠다"며 피했다. 김성한 전 기아 감독의 선수촌장 내정설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자천타천으로 11명 정도가 선수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후보분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할 것이다. 후보군들에 대한 보고는 27일 오후에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혁신안은 국가대표선수촌 기강확립, 체육 단체 비위근절 전수조사, 회원종목단체 경영 투명성 강화, 체육회 인적 자원 쇄신, 정부와 협의로 혁신안 추진 등 크게 5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체육회는 충북 진천국가대표 선수촌에서 벌어진 음주 파문과 성 추문 사건으로 국민에게 큰 실망을 준 만큼 주류 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선수촌 출입 보안 시설·보안 인력 강화, 입촌한 지도자·선수들의 음주 근절 결의 시행, 대표 선수 선발 투명성 제고를 실천 방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내년 1월부터 3개월 동안 광범위한 체육 단체 비위근절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조직 사유화, 각종 폭력, 승부 조작과 편파판정, 입시 비리 등으로 홍역을 치른 단체들을 조사해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이들에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비위 정도에 따라 회원종목 단체 자격 박탈 등 강력한 조처도 내릴 계획이다. 사법처리 대상 분야는 모두 검찰로 고발하기로 했다. 선수들의 성폭력과 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주도하는 선수위원회에 고충 상담 창구를 설치한다.
컬링 사태로 공개된 조직 사유화를 막고자 단체장 선출 방식도 개선할 참이다. 시도 대의원들의 막강한 권한을 막기 위해 선거인단을 확충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체육회의 인적자원 쇄신도 강조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