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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래(인천시청·복식 205위)-최지희(NH농협은행·복식 313위) 조가 14년 만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코리아오픈 복식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최지희의 묵직한 베이스라인 스트로크와 한나래의 재치 있는 네트 플레이가 쉴새 없이 이어지자 로디오노바-페레즈 조는 급격히 당황하기 시작했고 이를 놓치지 않고 연달아 발리 위너로 기선을 제압했다.
두 번째 세트에선 로디오노바-페레즈 조가 첫 게임을 따냈지만 한나래-최지희 조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첫 세트에서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며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이에 세트 중반 페레즈는 더블폴트까지 기록하자 라켓을 내동댕이치는 등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한나래-최지희 조는 대진표 추첨 1시간을 앞두고 와일드카드로 갑작스레 결성됐다. 그러나 2번 시드와 3번 시드를 연달아 물리치고 이제 우승까지 단 한 경기만을 남겨 놓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최지희는 "경기 시작할 때부터 '자신감 있게 하자'라는 이야기를 했다. 공격적으로 자신감 있게 하고자 하는 부분이 잘 됐다. 경기 중 기회가 많이 와서 분위기를 잘 이끌어 간 것이 주효했다. 한편으로 너무 쉽게 이긴 것 같아 얼떨떨하다"고 밝혔다.
한나래는 WTA 투어 첫 결승 진출에 대해 "정말 믿기지 않는다. 스스로도 '우리 미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경험이다. 경기가 끝나고 휴대폰을 보니 축하 메시지도 폭주하고 있다"며 웃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