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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리포트] '황금세대' 이끄는 김온아 "후배들아, 실수해도 괜찮은 나이야"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8-31 10:59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핸드볼 한국과 북한의 경기가 14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OR 포키 찌부부르 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김온아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는 이번 대회를 통틀어 처음 성사된 남북 대결이다. 한국은 북한, 인도, 중국, 카자흐스탄과 함께 A조에 편성되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지금까지 열린 7차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를 독식한 아시아 최강이다. 이번 대회에선 2연패에 도전한다. 북한은 2010 광저우 대회 이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에 다시 출전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14/

"실수해도 괜찮은 나이야."

여자 핸드볼 에이스 김온아(30·SK 슈가글라이더즈)는 처음 큰 대회에 나서는 후배들을 다독였다. 그 효과일까.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했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GOR 폽키 치부부르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에서 29대2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핸드볼 여자 대표팀은 6전 전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부터 정식 종목이 된 여자 핸드볼. 한국은 8차례 대회에서 7번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중국과 일본은 최근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는 등 한국을 추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시아에 한국의 적수는 없었다. 김온아는 2연패의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막내였던 김온아는 이제 주축으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 '맏언니'는 아니었지만, 베테랑에 가까웠다. 류은희 심해인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지면서 김온아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그러나 김온아는 후배들과 함께 한걸음씩 나아갔고, 2연패 쾌거를 이뤘다. 그는 우승을 확정 지은 뒤 "2연패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굉장히 좋다. 결승이라 그런지 조금 긴장한 면도 있었다. 중간에 고전을 했었는데, 그래도 차분하게 마지막까지 경기 잘 이끌고 좋은 경기로 마무리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김온아는 "부상 선수들이 합류를 못하면서 어린 선수들 위주로 왔다. 어린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줘서 내가 부족해도 그 부분을 잘 채웠다.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그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김온아는 "막내일 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막내일 때보다 심적으로 부담감을 이겨내야 해서 고참이 더 힘든 자리인 것 같다. 나로 팀 플레이가 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 부담감을 못이기면 무너질 수 있다. 그걸 책임감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책임감을 가지려고 했다"고 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여자 핸드볼은 아시아 최강이다. 주변에선 쉽게 우승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김온아는 "아시아에 적수가 없다고들 한다. 또 예선에서도 10골 차이로 이기니 결승도 수월하게 우승하지 않겠냐고 한다. 그러나 분석을 철저히 하고 훈련을 한 게 경기에 나와서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여자 핸드볼은 훈련량으로 승부를 보는 종목이다. 주변에서 더 열심히 해서 금메달 이뤘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참으로서 후배들과 어우러지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김온아는 "사실 팀 내에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내가 막내였을 때는 언니들 눈도 잘 못 쳐다봤다. 그런데 지금 동생들은 장난도 치고 먼저 와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말을 걸어준다. 선배들도 다 받아 들이고 하나 돼서 하자 이런 얘기를 한다. 분위기는 가장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송)지은이나 (이)효진이나 센터백으로 왔는데 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세계대회 경험이 많이 없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하더라. 괜찮다고 했다. '실수해도 괜찮은 나이다. 패기 있게 하는 게 너가 하는 자리다. 부담 갖지 말라'고 했다. 그래šœ니 다음 경기부터 편하게 하더라. 나도 '실수해도 되는 나이다. 경기는 언니들이 책임진다'는 얘기를 들어왔다. 후배들도 똑같이 받아들인 것 같다. 후배들이 잘하도록 오래오래 자리를 지켜주고 싶다"고 했다.

이제 '황금 세대'와 함께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을 꿈꾸고 있다. 김온아는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하고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 핸드볼은 23~24세 때보다 28~30세가 돼야 눈을 뜨는 것 같다. 노련민가 생겨서 도쿄올림픽은 나도 기대가 된다"며 웃어 보였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핸드볼 한국과 중국의 결승 경기가 30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OR 포키 찌부부르 경기장에서 열렸다. 중국을 꺽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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