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가 상당히 위험합니다. 경기운영도 엉망이고요."
최종인 감독은 "아프가니스탄 선수와 중국선수는 정밀착륙에서 다쳤다. 착륙할 때 조정끈을 당겨야 하는데 착륙장 코스가 좋지 않다. 높이가 높으면 지나치게 된다. 무리하게 착륙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 선수는 대퇴부가 골절됐다. "일본 여자선수는 크로스컨트리 착륙하면서 다쳤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크로스컨트리 이륙장 역시 경사가 너무 심하다. 경사면 아래 철망을 쳐놨는데 중국 여자선수가 이륙하다 넘어진 후 철망에 손가락이 끼어 골절됐다"고 상황을 이야기했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패러글라이딩은 인도네시아의 전략종목이다. 정밀착륙 남녀 개인, 단체, 크로스컨트리 남녀 단체 등에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패러글라이딩의 꽃이자 오랜 경험과 훈련이 필요한 '장거리' 크로스컨트리 대신 인도네시아가 강한 정밀착륙에 무려 4개의 금메달을 배정했고 이중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휩쓸었다. 크로스컨트리도 통상 50~60km인 장거리 코스를 자국선수들에게 유리하도록 35km 이하로 줄였다. 최 감독은 "이 코스에 대해 일부 심판들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으나 묵살됐다. 이륙장과 코스가 너무 위험하다. 불시착할 경우에 대비한 착륙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공간이 전혀 없다. 선수들이 불시착시 나무에 걸리기도 하고,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며 현장 상황을 귀띔했다. "우리 선수들에게 성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안전하게 잘해주고 있는 선수들이 고맙다"고 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대한민국 패러글라이더들은 태극마크의 자존심으로 마지막까지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밀착륙 단체전에서 남자팀이 은메달, 여자팀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정밀착륙 개인전에선 이다겸이 은메달, 이철수가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이 강한 크로스컨트리 남녀 단체전에서 메달을 딸 경우 전종목 메달이 가능한 상황, 백진희 장우영 이다겸으로 구성된 여자패러글라이딩 대표팀은 28일 크로스컨트리 4라운드에서 1843점을 획득하며 라이벌 일본(1079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베테랑 맏언니' 백진희와 '정밀착륙 은메달리스트' 이다겸이 골(주어진 태스크를 완수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날 한국선수 2명을 포함한 단 3명의 여성 선수만이 임무를 완수했다. 29일 마지막 라운드에서 금메달 여부가 결정된다. 김진오 이성민 이창민 임문섭 이철수로 구성된 남자 패러글라이딩 대표팀은 일본(3298점), 네팔(2798점)에 이어 2192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28일 4라운드에서 이성민은 남자선수 1위를 기록하며 최상의 활공을 펼쳤다. 29일 최종라운드에서 전종목 메달을 향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