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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이의 끝이 어딘지는 저도 알 수 없어요. 어디까지 발전해나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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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의 말처럼 2014년 이후 끝을 모르는 성장세가 경이롭다. 김서영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인혼영 200m에서 2분14초06으로 5위를 기록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예선에서 자신의 한국기록 타이인 2분11초75를 찍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에서 결승에선 2분10초40을 기록했다. 준결승에선 2분09초86의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올해 선발전에서 2분08초61의 한국최고기록, 시즌 세계랭킹 1위를 찍으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예고했다. 그리고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실전에서 또다시 자신의 한국신기록을 네 달만에 0.27초 단축했다. 아시안게임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4년간 매년 1~2초씩 꾸준히 기록을 줄여왔다. 2018년 자카르타의 기록은 4년전 인천의 2분14초06보다 무려 6초 가까이 빠르다.
경기 직후 도핑테스트를 마치고 나오는 '인어공주' 김서영을 만났다. 금메달 기록의 의미를 물었다. "오늘 이 기록은 제가 지금까지 잘 준비해왔던 과정에 대한 보답이자 보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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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수영장을 오가는 일이 지겹지 않느냐는 우문에 김서영은 "저는 수영이 너무 좋아요"라고 즉답했다. "수영을 정말 많이 좋아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더할 수 있다. 힘든데도 재밌다. 몇 달 고생하고, 경기는 한순간, 몇 분이면 끝난다. 그런데도 그 한 경기가 너무 보람되고, 좋다. 실력이 늘 때마다 초가 줄 때마다 너무 행복하다. 목표를 이뤄가는 것이 너무 기쁘다."
물론 20년동안 수영이 늘 좋았던 것도, 늘 꽃길만 걸었던 것도 아니다. 선수라면 다들 그러하듯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슬럼프도 있었다. "어깨 부상 때문에 힘들었다. 중3때 한국신기록 세우고 한창 몸이 올라왔을 때쯤, 고1때 어깨를 다쳤다. 목표 삼았던 광저우아시안게임에 못가고 상실감이 컸다. 수영을 하기가 싫었다"고 털어놨다.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어깨가 안좋았다. 힘들었다. 그래도 그때 그만두지 않길 정말 잘했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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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인생이 갈림길에 놓였을 때 운명처럼 경북도청을 만났다. 김인균 감독, 이지선 코치, 안무진 트레이너의 헌신적인 지원속에 김서영은 성장을 거듭했다. 보석같은 재능은 빛을 발했다. 김서영은 "전담팀 선생님들을 만난 것, 경북도청에 온 건 내 인생에서 정말 잘한 일이다. 신의 한수다. 경북도청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셔서 선생님들과 제가 자카르타에 모두 함께 와서 이렇게 뛸 수 있었다. 소속팀 경북도청에 감사하다"며 고개 숙였다. 1년 365일 동고동락하는 '팀 김서영'은 가족이다. "전담팀 선생님들은 너무 의지가 되고 힘이 된다.같이 있어서 행복하고 힘이 된다. 서로 의지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나가면서 서로를 통해 배운다"고 했다. "김인균 감독님은 헌신적이고 늘 선수 중심으로 생각해주신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환경에서 좋은 기록을 내게 훈련할 수 있을까만 생각하신다. 이지선 코치님은 코치이기 이전에 저와 한방에서 살았던 룸메이트 언니다. 저를 누구보다 가장 잘안다. 여자선수의 마음을 잘 알아줘서 의지가 된다. 수영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대해 항상 배운다. 안무진 트레이너선생님은 시합 뛰기 전까지 옆에서 좋은 이야기를 계속 해주셨다. 긴장을 푸는 데 너무 도움이 됐다. 선생님들을 너무 잘 만났다"며 고마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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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밖에 모르는 '수영바보' 김서영과 김서영밖에 모르는 '김서영바보' 경북도청 전담팀의 시선은 이미 내년 광주세계선수권과 2020년 도쿄올림픽을 향해 있다. 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 전종목을 잘하는 만능선수만이 향유하는 궁극의 종목에서 지난 4년간 6초의 기록을 또박또박 줄여온, '황금빛' 인어공주 김서영의 최종 목표는 분명하다. "도쿄올림픽 '6초대' 금메달." 36년만의 개인혼영 금메달, 8년만의 여자수영 금메달, 불가능할 것만 같던 꿈을 기어이 이뤄낸 그녀라면 가능할 것같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