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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Live] '아빠의 힘' 조효철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 된 것 같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8-22 23:09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레슬링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안게임'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90kg 결승전이 열렸다. 한국 조효철이 금메달을 획득한 후 부인, 딸과 기뻐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2/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레슬링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안게임'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90kg 결승전이 열렸다. 한국 조효철이 금메달을 획득한 후 딸에게 키스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2/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 것 같다."

레슬링 국가대표 조효철(32·부천시청)이 이변의 금메달을 따냈다. '아빠의 힘'으로 처음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효철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JCC 어셈블리호에서 열린 남자 그레코로만형 97㎏ 결승에서 중국의 샤오 디를 5대4로 꺾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자 국제대회 최고 성적이다. 8강에서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조효철은 붕대 투혼을 발휘했다.

사실 조효철의 메달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조효철은 2009년 잠시 태극마크를 달았으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한국 레슬링 에이스로는 류한수와 김현우(이상 삼성생명)가 꼽힌다. 남자 레슬링에서 금메달 2개를 예상한 것도 이 두 선수를 염두에 둔 것. 그러나 김현우가 1회전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이변이었다. 이후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조효철이 금메달 사냥에 성공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조효철은 보란 듯이 주변의 예상을 깼다. 오로지 세 살배기 딸 서윤양(3)이 컸을 때, 아빠가 어떤 선수인지를 알려주고 싶다는 신념 하나였다. 지난 2016년 5월 백년가약을 맺은 아내 김영진씨(27)는 "무뚝뚝하지만, 자상한 남편이다. 아이를 많이 생각한다. 이번에도 딸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서 한다고 했다.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어한다"면서 "젊지 않은 나이에 고생을 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남편을 믿는다"고 했다. 아내가 생각하는 조효철은 어떤 선수일까. 그는 "단 한 번도 지각하지 않은 선수다. 그만큼 책임감이 강하다.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열심히 한다고 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레슬링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안게임'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90kg 결승전이 열렸다. 한국 조효철이 금메달을 획득한 후 기뻐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2/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레슬링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안게임'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90kg 결승전이 열렸다. 한국 조효철이 공격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2/
가족의 응원으로 생애 첫 금메달에 성공했다. 조효철은 경기 후 "너무 좋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는데, 꿈을 이룬 것 같아서 너무 좋아 뭐라 말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딸이 태어나서 계속 놀면서 운동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해보자고 고생한 게 좋은 결과가 됐다.가족이 큰 힘이 된 것 같다. 그 힘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마지막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가족을 생각하니 되더라.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했다. 딸을 생각하며 활짝 웃었다. 그는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가 그냥 운동, 레슬링만 했다가 아니라 큰 무대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결승전은 쉽지 않았다. 1-4로 패색이 짙은 상황. 가족을 생각하며 버텼다. 조효철은 "그냥 지면 후회할 것 같았다. 마지막 1분이 정말 1시간인 것 같았다"고 했다. 뜻 깊은 순간이다. 조효철은 "그동안 아시안게임, 올림픽 선발전에서 항상 졌었다. 인생에서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가족이 있으니 마지막으로 도전한 게 좋은 결과 있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이었다. 이제 나보다 더 훌륭한, 기술 좋고 체력 좋은 후배들이 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전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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