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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이장면]'금메달리스트'김태훈의 맨발 어루만진 장관님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8-21 13:49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으면, 발이 울퉁불퉁하더라고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김태훈(24·수원시청)의 발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도 장관은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JCC 플레내리홀에서 열린 남자 태권도 58㎏이하급 김태훈의 금메달 시상식에 직접 시상자로 나섰다. 이날 김태훈의 발차기는 압도적이었다.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니야즈 풀라토프를 무려 24대6으로 돌려세웠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남자 54㎏급 금메달을 목에 건 김태훈은 한체급 올려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도 적수가 없었다. 완벽한 2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남자 -58kg 결승 경기가 열렸다. 시상식에서 한국 김태훈이 금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0/
시상대에 선 그는 나홀로 맨발이었다. 그리고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시인' 도 장관의 시선은 그 발에 머물렀다. "김태훈 선수가 혼자 시상대에 맨발로 올라왔는데, 발가락마다 박힌 굳은살에 시선이 머물더라"고 했다.

시상식 후 김태훈을 만난 도 장관은 허리를 낮췄다. 금메달리스트의 오늘을 만든 훈장과도 같은 발을 들여다봤다. "얼마나 훈련을 열심히 했으면 이렇게 발이…." 울퉁불퉁 상처투성이 발을 손으로 어루만졌다.

지난 17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현장에 입성한 도 장관은 개막식 이후 연일 경기장을 발로 뛰며 진심을 다해 선수단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 현장에서 날마다 선수들이 땀흘리는, 가장 낮은 현장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장관님의 스포츠, 선수 사랑은 자카르타에서도 같았다.

승리한 선수들을 축하는 것은 물론 패배한 선수들의 아픔을 '천국의 말'로 따뜻하게 보듬었다. 19일 자카르타 코리아하우스 개관식, 도 장관이 선수단에 건넨 '믿음'의 축사는 그 여운이 오래 남았다. "개회식 전에 있었던 남자축구 예선과 여자농구에서 우리선수들이 졌습니다. 승리할 때 패배할 때마다 선수들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평가를 받습니다. 여러분, 천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일곱 가지 말이 있다고 합니다. '괜찮아요, 좋아요, 잘했어요, 훌륭해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 이 일곱 가지 말이 천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입니다. 저는 이 말에 하나를 더 보태고 싶습니다. '당신을 믿어요'. 승리할 때 자만하지 않고, 패배했을 때 주저앉지 않을 당신을 믿습니다. 평상시처럼 해낼 당신을 믿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제가 믿기 때문입니다. 감독, 코치들은 이 말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장관인 저는 이 말을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을 믿습니다."

정정당당한 스포츠의 가치, 땀흘리는 선수들의 최선을 믿는 '장관님'은 21일 평화의 길을 여는 남북단일팀 조정, 카누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팔렘방으로 떠났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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