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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 일류선수가 아니에요. 좀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 더 열심히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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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박상영은 "솔직히 들었었다"고 고백했다. "몸이 너무 무거웠다. 국민들의 관심이나 주위의 시선 같은 것보다는, 4년에 한번 있는, 내 개인적으로 중요하고 큰 시합이었다. 그냥 이렇게 지기는 싫었다"고 차마 내려놓을 수 없었던 이유를 전했다.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순간은 없었다. 돌이켜보면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즐거웠던 적이 없었다. 성적에 대한 조급함이 있었다. 마지막에 그걸 해소하지 못했다. 그걸 해소해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죽을 것같았던 부상도, 올림픽 챔피언의 부담감도 핑계삼지 않았다.'부상'이야기가 나오자 "부상 때문에 진 것이 아니다. 부상이랑 메달은 아무 관계가 없었다. 진 선수는 어떤 말을 하든 다 핑계다. 그 선수가 워낙 잘했다. 실력 대 실력으로 졌다. 몸 상태 때문에 졌다고 하면 이긴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긴 자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았다. '부담감이 많았을 것같다'고 하자 "지고 나서 부담감 때문에 졌다고 말하는 것같아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상세히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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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선수의 품격은 승리가 아닌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다. 쓰라린 패배를 기꺼이 받아안는 법을 아는 그는 '일류'가 아닌 '초일류 선수'였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