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자카르타 人터뷰] '우슈여제' 서희주, 금빛 검무 기대하라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8-18 18:30



"첫 순번에서 기선을 제압해야죠."

'무림 여제'를 꿈꾸는 서희주(25)의 검끝이 파르르 떨린다. 한 바탕 폭풍이 몰아친 듯 무대는 고고하다. 수많은 가상의 적들을 베고 찌른 그녀의 검이 울음을 멈출 무렵, 미녀 고수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걸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슈 대표팀의 홍일점이자 유력한 메달 후보인 서희주가 금메달을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서희주는 이번 대회에는 투로 검술/창술 부문에 출전한다. 19일에 검술을 펼치고, 21일에는 창술을 선보여 두 종목의 합산 종목으로 순위를 가리게 된다. 서희주는 대회 출전을 하루 앞둔 18일 경기장인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에서 마지막 훈련을 통해 자세를 다시 가다듬었다.

우슈 투로는 체조와 흡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수가 경기장에 나와 일정 시간 동안 연기를 한다. 병기술은 남자는 도와 봉, 여자는 검과 창으로 펼친다. 리듬 체조에서 리본이나 훌라후프로 연기하는 식이다. 하지만 체조가 아름다움과 기술을 선보인다면, 우슈는 가상의 상대를 공격하고, 상대의 공세를 방어하는 식으로 연기를 펼치게 된다.

우슈 대표팀 박창대 코치는 "투로는 단순히 기술을 선보이는 게 아니라 무대에 가상의 상대들을 세워놓고, 그들과 무예를 겨루는 방식으로 연기를 한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기술을 정확하고 날카롭게 펼치는 지를 평가한다. 우슈를 관전할 때도 그렇게 보시면 훨씬 흥미롭고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희주는 검술과 창술에 능하다. 우슈 체육관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7세부터 우슈에 입문했다.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서희주는 "아름다운 선과 동작 때문에 검술과 창술에 매력을 느꼈다. 신체조건도 이 종목에 적합했다"며 강호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서희주는 당당히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망도 꽤 밝다. 박 코치는 "중국이 세대교체를 하려는 지 톱랭커들이 안나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중국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니 서희주가 실수만 안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19일 검술 순서가 1번이라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 보통 1번 주자가 채점의 기준점이 돼 불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희주 역시 "하필 순번 추첨에서 1번이 됐다. 내일 첫 번째로 나간다니 긴장도 된다. 하지만 내가 완벽하게 해낸다면 오히려 뒤에 나오는 선수들의 기선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범한 태도를 드러냈다. 서희주의 금빛 검무(劍舞)가 벌써 부터 기다려진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