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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는 남북 평화와 화합의 가장 상징적인 종목 아니냐. 남북 단일팀을 가장 먼저 만든 종목이고, 남북이 함께 세계를 제패한 종목이다. 무엇이 됐든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
이유성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27년 전인 1991년 일본 지바세계탁구선수권에 '코리아팀' 코치로 단일팀의 역사적 우승을 이끈 지도자 출신 스포츠 경영인이다.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전력의 유불리를 떠나 탁구는 상징적인 종목 아니냐. 남북스포츠 교류에 있어서 무엇을 하든 탁구는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우리 탁구는 빠질 수 없다. 계산하지 말고 앞장서야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아시안게임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 훈련시간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개 저었다. "지바세계선수권 당시 우리는 46일간 함께 훈련했다. 마음만 맞는다면 시간은 충분하다"고 답했다. "이번 판문점 선언은 이전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남북 교류의 물꼬가 완전히 터진 것이다. 이것을 시작점으로 봇물 터지듯 남북 교류가 확산될 것이다. 그리고 스포츠와 우리 탁구가 그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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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에 있어 탁구의 역할은 지대했다. 1991년 2월 1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체육회담에서 단일팀 구성이 확정돼 여자팀 현정화, 홍차옥(이상 남측), 이분희, 유순복(이상 북측), 남자팀 유남규, 김택수(이상 남측), 김성희(북측)가 함께 일본지바세계선수권에 나섰다. 46일간 합숙훈련으로 호흡을 맞췄고, 남북 에이스 현정화와 이분희가 맹활약한 코리아팀은 '만리장성' 중국을 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코리아'의 뜨거운 기억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사는 이들이 현재까지 한국 탁구계를 이끌고 있다. 코리아팀 코치였던 이유성 대한항공 스포츠단장은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단일팀 대표선수였던 현정화는 렛츠런 여자탁구단 총감독, 유남규는 삼성생명 여자탁구단 감독, 김택수는 남자대표팀 감독 겸 미래에셋대우 총감독을 맡고 있다. 탁구 남북 단일팀의 재구성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걸린 탁구 금메달은 남녀 단식, 남녀 단체전, 혼합복식 등 5개다. 단식은 국가별 2명이 출전하고, 혼합복식은 2개조가 참가한다. 단체전 출전 엔트리는 각 5명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