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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라이벌전 다웠다. 링크 곳곳에서 신경전이 펼쳐졌다. 남자 선수들을 방불케하는 강력한 보디체크는 물론, 격렬한 몸싸움이 이어졌다. 둘로 나뉜 관중들은 "캐나다!", "USA!"를 외치며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했다.
캐나다 매체 CBC는 "놀랍지도 않다. 미국과 캐나다의 평창올림픽 결승전은 필연적"이라고 했다. 워낙 압도적이다보니 우승의 길목마다 만날 수 밖에 없다. 미국과 캐나다는 그동안 18차례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한차례도 빠짐없이 만났다. 올림픽에서는 정식종목이 된 나가노올림픽 이후 6차례 결승전 중 5번을 만났다. 늘 팽팽한 승부를 펼쳤지만 올림픽에서는 다르다. 세계선수권 4연패에 성공하며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미국은 올림픽에서는 캐나다에 밀려 20년째 '노골드'의 수모를 겪고 있다. 미국은 이번 대회 금메달을 위해 벼르고 별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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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3피리어드 15분49초 캐나다의 역습을 막아낸 뒤 켈리 판네크의 기가 막힌 패스를 받아 단독찬스를 잡은 모니크 라무룩스-모란도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양 팀은 연장에서도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지만,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금메달의 주인공은 페널티 슛아웃으로 가려졌다. 슛아웃 역시 대접전이었다. 미국의 조셀린 라무룩스-다비드슨이 먼저 성공시키자 곧바로 캐나다가 멜로디 다우스트의 골로 따라갔다. 미국이 아만다 케셀의 득점으로 다시 앞서자, 캐나다는 아고스타의 골로 추격했다. 운명의 6번째. 미국은 기기 마빈이 침착하게 성공시켰며 다시 리드를 잡았고, 캐나다의 나탈리 스푸너의 슛을 막아내며 길고 길었던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