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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없이 피는 꽃은 없었다.
동·하계올림픽 사상 최초 4관왕에 대한 기대감과 부담감이 공존하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도 한 가지 목표를 세웠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지난 13일 여자 쇼트트랙 500m 실격 이후 최민정이 정신적으로 빠르게 회복해 17일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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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대표팀 맏언니'이자 '룸메이트' 김아랑(23·고양시청)의 다독임이 있었다. 사실 최민정은 외로웠다. 아무리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개인종목에서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최민정 뿐'이라는 평가는 '괴물'에게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 첫 종목인 500m에서 실격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자 최민정의 부담은 더 커졌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도 커졌다. 하지만 최민정의 곁에는 2014년 소치 대회를 경험한 김아랑이 있었다. 김아랑은 "많이 아쉬워하더라. 민정이와 같이 방을 써 그날도 민정이가 들어올 때까지 안자고 기다렸다"며 "민정이는 워낙 성숙한데다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더라"고 말했다.
마지막은 자기성찰이었다. "500m에서 성급했던 부분이 있었다." 성적이 부진한 걸 남 탓으로 돌리기보다 자신의 부주의로 인정했다. 그러자 떨어질 것 같던 자신감은 유지가 됐다. 최민정은 "1500m에선 '스스로를 믿자'로 생각한 뒤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환한 웃음을 되찾은 최민정의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000m와 3000m 계주가 남아있다. 또 다시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얻어도 빠르게 극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아쉬움과 환희의 눈물을 쏟은 최민정은 올림픽에서 인생의 큰 진리를 깨달으며 더 큰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강릉=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