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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윤성빈(24·강원도청)이 한국과 아시아 썰매의 새 역사를 썼다.
강력한 금메달 경쟁자로 꼽혔던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는 3분22초31로 4위에 그쳤다.
윤성빈은 지난 1990년 10월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이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에 가입한 이후 28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따낸 최초의 선수가 됐다. 또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초의 썰매 종목 메달리스트의 영예도 안았다.
윤성빈과 동갑내기 김지수는 3분22초98을 기록, 첫 올림픽을 6위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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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차 시기에선 4초59의 총알 스타트로 자신이 보유하던 평창 트랙 스타트 레코드(4초61)도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윤성빈은 중간순위 1위에 대해 무덤덤 했다. "기록이 기대 이상은 아니다. 계산한 그 정도다." 그러면서 "도전보다는 실수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안정'을 택한 3~4차 시기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스타트부터 강렬함을 뿜어냈다. 2차 시기 때 달성한 스타트 레코드(4초59)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4초64를 찍으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올림픽 전 총 380회 주행으로 트랙을 완전히 분석한 드라이빙은 역시 나무랄 데 없었다. 까다로운 초반 5개 코스를 무난하게 빠져나간 윤성빈은 '악마의 9번 코스'도 충돌 없이 질주했다. 이후에도 각 코스마다 패스트라인을 탄 윤성빈은 50초18을 기록, 30명 중 1위를 찍었다.
20명으로 줄어든 4차 시기는 금메달을 예약하고 마음 편히 뛸 수 있었다. 이미 3차 시기에서 2위로 뛰어오른 두쿠르스와 1초02차로 벌려놓은 상황이었다. 0.01초의 촌각을 다투는 스켈레톤에서 1초차를 뒤집는다는 건 윤성빈이 큰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마지막 20번째 주자로 나선 윤성빈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4차 시기에서도 25인치 허벅지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스타트에다 물샐 틈 없는 드라이빙을 펼쳤다.
피니시 지점을 통과한 윤성빈은 '스켈레톤 新 황제'의 대관식에 열렬한 환호를 보내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이날 관중 속에선 낯익은 얼굴도 보였다. '피겨 여왕' 김연아(28·은퇴)였다. 평창올림픽 성화 최종 점화자로 대회 개막을 전세계에 알렸던 김연아는 검정 점퍼에 검정 마스크를 끼고 나타나 같은 소속사 후배 윤성빈의 금메달을 응원했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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