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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선 매직의 요체는 '디테일'이다.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하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백지선호는 11일 결전지 강릉에 입성했다. 지난달 22일 진천선수촌에서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2월 1일부터 카자흐스탄과 두차례, 슬로베니아, 러시아와 평가전을 펼친 백지선호는 강릉 입성 후에도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첫날 오후, 둘째날 오전 훈련을 마친 선수들 입에서는 "힘들다"는 이야기가 절로 나왔다. 백 감독은 "올림픽이 그렇기에 쉽지 않은 무대"라고 힘주어 말했다.
둘째날 훈련의 포인트는 파워플레이(상대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세)였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캐나다(1위), 체코(6위), 스위스(7위)와 함께 A조에 속했다. 현역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실력이나 경력에서 몇수위의 상대들이다. 그나마 실질적으로 노려 볼 수 있는 것은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이다. 파워플레이는 우리에게 가장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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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20분간 브레이크 아웃(디펜시브존에서 퍽을 소유하고 빠져나가는 움직임)에 이어 역습하는 과정을 점검한 백 감독은 나머지 40분을 모두 파워플레이 연습에 할애했다. 실전을 방불케했다. 5명의 선수들이 디펜시브존부터 출발해 골까지 노리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지도했다. 수비가 볼을 뺏으면 곧바로 중단하고, 다시 디펜시브존부터 공격을 펼쳤다. 라인을 바꿔가며 반복, 또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중간중간 박용수 코치가 들어가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디테일이 빛을 발했다. 세부적인 지시, 이상이었다. 신상우는 "선수들을 따로 불러서 한명, 한명 위치를 지정해줬다. '이렇게 움직여라'가 아니라 어디 정도까지 가면 서있고, 그 다음에 누가 어디서 언제 어디까지 움직이는지 아주 세세하게 지정해줬다"고 했다. 김상우도 "백 감독님과 박 코치님이 세계적인 선수들을 많이 상대해보셔서 그들만의 특징에 대해 잘 알고 계신다.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이라 일일이 설명해준다"고 했다.
강도 높은 훈련 속 숨겨진 백 감독의 디테일은 기적을 쓸 수 있을까. 한국은 15일 오후 9시10분 강릉하키센터에서 체코와 A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