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단일팀 논의, 현장 선수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
SNS에 올린 글과 관련해 유 위원은 "IOC 멤버이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남북이 함께하는 평화올림픽을 지지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남북단일팀 안이 급물살을 타면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된 '올림픽의 주인공' 선수들의 입장을 살폈다. "남북 단일팀 논의는 지난 12일 진천선수촌 훈련개시식 후 언론을 통해 나도 처음 알았다. 아직은 과정이기 때문에 누구나 의견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평화와 화합이 중요한 만큼 지난 4년간 평창올림픽만 바라보고 땀 흘려온 여자아이스하키팀 선수들, 평창 현장에서 직접 활약할 '당사자' 선수의 의사도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입장, 단일팀 등 남북간 모든 논의에 대해 대한민국 선수단에게 취지와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고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 '코리아'의 소재가 된 19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 남북 단일팀의 예에서 보듯 탁구는 남북 화합과 평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세계 무대에서 수시로 마주치는 남북 탁구선수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오랜 친분을 유지해왔다.
유 위원은 지난 연말, 중국 쿤밍 국제유소년축구대회 현장에서 북측 단장들과 직접 탁구를 치며 남북 핑퐁외교에 나서기도 했다. 장 웅 북한 IOC 위원과도 여러 차례 미팅을 통해 만나 스스럼 없는 사이다. 다만 IOC 선수위원이자 올림피언으로서 4년의 올림픽을 치열하게 준비해온 동료들의 마음고생을 먼저 헤아렸다. "남북회담 등 일정이 바쁘게 돌아가는 과정에서, 현장 선수들과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고 인식했다.
대한민국 유일의 IOC 멤버인 유 위원은 18일 IOC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행 비행기에 오른다. 20일 유 위원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장 웅 북한 IOC위원과 함께 IOC측 대표로 참석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 남북 NOC 대표, 도종환 문체부 장관 등 남북 정부 대표의 4자 회담을 거쳐 북한 참가규모, 공동 입장, 단일팀 여부, 유니폼, 단기 등 세부사항들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남북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과 관련,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남북 단일팀 안은 12일 훈련개시식 현장에서 나도 처음 들었다. 만약 단일팀이 추진할 경우 아이스하키쪽에 가장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었지, 아직 결론 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앞서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은 20일 IOC 4자회담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면서 "선수들 개인의 입장과 남북평화라는 국가적 대의 두 가지 모두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의 피해를 줄이고, 남북 단일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