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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강선 시승 문재인 대통령 "평창 北참가, 인내심 갖고 끝까지 기다릴것"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7-12-19 16:54



'평창이 먼저다'

길이 나면 사람이 모인다. 전 세계인이 길을 따라 평창으로 모인다. 평창을 향한 또 하나의 길. 22일 개통을 앞둔 서울~강릉 간 경강선 고속철도 KTX에 문재인 대통령(64)이 몸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19일 평창올림픽 D-50에 맞춰 개통 예정인 경강선 KTX에 시승해 시민과 함께 도시락 오찬을 나누고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서울~강릉 고속철도 구간을 대통령 전용열차로 오가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시승에 동행한 평창홍보대사 씨앤블루 정용화(28), 전 쇼트트랙 선수 변천사(30)와 공모에 뽑힌 20명의 시민과 점심을 함께 나눈 뒤 객실을 옮겨 취재진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1979년 최초로 도입된 대통령 전용열차에 일반인과 취재진이 탑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창을 거쳐 강릉으로 가는 길. 경강선 개통 취지답게 이날의 화두는 단연 평창올림픽이었다. 시민들과 나눈 점심 도시락도 청와대에서 미리 준비한 강원 나물밥과 평창수였다. 한국체육기자연맹 소속 언론사 체육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성공개최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과 언론사 체육부장단이 함께 시승해 열차 안에서 간담회 하는 것이 처음이고 특별한 자리"라며 "목표는 딱 하나다. 평창올림픽을 잘 알리고 붐업 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바라는 평창 올림픽의 방향은 크게 세가지. 지친 국민에게 힘을 주는 힐링 올림픽, 북한 참가를 통한 동북아 평화에 이바지 하는 평화 올림픽, 적자를 막고 바람직한 사후활용 사례가 되는 균형 올림픽이었다.
강릉=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평화올림픽이 되기 위해 북한 참여여부가 관심이다. 북한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대화나 접촉이 현재 진행중인지, 북한의 의사 표현이 없더라도 끝까지 기다릴 것인가.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를 바란다. 북한의 참가에 관해 국제올림픽위원회, 패럴림픽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양 위원회가 북한 참가를 지속적으로 권유하고 있으며 북한의 참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북한이 참가하더라도 확약하는 것은 거의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 때까지 계속 설득하고 권유할 계획이다. 정부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이다.


- 단지 메달을 많이 따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만이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는 아닐텐데 평창올림픽의 성공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래도 우리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올리고 메달을 많이 따기 바란다. 그래야 국민들께도 큰 힘이 될 것이고 땀 흘린 선수들에게도 제대로 된 보상이 될 거라 생각한다. 국가적으로 볼 때 이번 올림픽이 우선 국민들의 축제가 됐으면 한다. 우리 국민들은 최근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 평창올림픽이 국민들의 어려웠던 시간들을 치유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번째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 동계올림픽 종목 중 직접 경험해 본 종목이 있는지. 또는 좋아하는 종목이나 선수는.

스포츠를 두루 다 좋아하지만 동계스포츠와는 인연이 없었다. 부산에서 자랐기 때문에 서울 올 때까지 스케이트, 스키를 직접 보지도 못했다. 동계스포츠를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보는 것은 정말 좋아한다. 우리에게는 까마득한 종목으로 보였는데 쇼트트로터 성적을 내기 시작하고 드디어 세계를 석권했다. 나아가 이제는 스피드 종목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냈고 김연아 선수가 피겨 종목에서, 우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종목에서 세계를 제패했다. 동계스포츠가 국민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빙속의 이상화, 매스스타트 이승훈, 김보름 선수가 있고 쇼트트랙에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저로서는 특정 종목, 특정 선수보다 국가대표로 나서는 선수들 모두에게 기대를 걸고 격려를 보내고 싶다.


- 2022년에는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중국도 동계올림픽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초반에는 중국인들이 평창으로도 많이 올 듯 했는데 최근 소극적으로 변한 느낌이다. 중국 쪽에서 평창 티켓 판매가 부진한데 이번 방중 때 변화할 조짐을 느꼈는지.

평창 동계올림픽의 중국 쪽 티켓판매가 저조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소치대회에 비하면 중국 쪽 판매가 두배 이상 빠른 상황이다.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고 붐업이 더 이뤄져야 한다. 더 많은 중국인들이 오기를 바란다. 이번 방중이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시진핑 주석과 평창과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 본인도 평창 참석을 진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본인이 참석하지 못할 경우에는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 리커창 총리도 더 많은 (중국)사람들이 평창동계올림픽을 보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평창과 베이징 조직위 간에 서로 협력을 위한 MOU도 맺었다.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우호가 높아졌고. 중국의 동계 스타들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중국인들이 평창에 올 것으로 본다.

- 올림픽 후 경기장 유지 보수 등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아직 스피드 스케이트장 존치 문제가 해결이 안됐고 알파인 스키장 복구에 대한 환경단체의 우려도 크다.사후 관리 예산도 내년 정부예산에 하나도 반영이 안된 상태다. 올림픽 시설의 사후 관리에 대한 정부대책은.

우선 평창 동계올림픽이 적자 올림픽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출범했을 때 3000억원 정도의 적자를 예상했다. 국고지원을 늘리고 기업 후원금이 목표 이상 모이면서 지금은 적자 걱정은 덜었다. 흑자는 아니더라도 수지균형은 대략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올림픽 시설의 사후 활용은 중요하다. 강원도민들의 걱정도 잘 안다. 강원도의 도세가 약하기 때문에 강원도만의 힘으로 사후 활용을 잘 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 지자체, 시민사회와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올림픽 시설 사후활용 방안을 결정하겠다. 12개 시설 가운데 이미 8곳은 방안이 결정된 상황이고 4개 시설의 활용방안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4개 시설도 크게는 공공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두 번째 길게 내다보면서 지속가능한 활용방안을 마련한다는 원칙이다. 올림픽 시설을 사후에 잘 활용한다면 국민들의 동계스포츠 체험 시설로도 쓸 수 있고, 선수들의 훈련시설로도 활용할 수 있다. 경기 후 다시 친환경적으로 복원해야 할 부분은 원래 취지대로 제대로 복원하겠다.

-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인해 남북 긴장관계 완화와 한중일 등 동아시아 지역 국간의 유대 강화 등 유무형의 어떤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가.

원래 올림픽 자체가 평화와 화합의 축제다. 그런 올림픽이 동북아지역에서 평창을 시작으로 도쿄, 베이징에서 연이어 열리게 된다. 대단히 중요한 기회다. 세 올림픽을 계기로 세 나라가 협력한다면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변영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세 나라가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자는 합의를 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도 큰 기대를 걸고 있고. 특히 평창이 첫 단추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필코 성공시켜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출발점으로 삼겠다.

- 고교와 대학시절 교내 야구선수로도 맹활약할 만큼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높은데 추억하는 역대 올림픽 혹은 국내외 스포츠 명장면이 있다면.

맹활약이라고 하면 부끄럽다. 학교 다닐 때 동네야구를 좀 했다. 어쨌든 야구든 축구든 운동은 대체로 좋아하고 직접 하기도 했다. 지금은 운동을 못하지만 구경하는 것은 좋아한다. 우리나라 전체 스포츠를 놓고 보면 동계스포츠에서는 김연아 선수가 피겨 금메달을 따던 순간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 아닐까. 가장 짜릿했던 순간들은 2002년 월드컵 때 4강에 이르던 모든 경기들을 꼽고 싶다. 다 짜릿했고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명장면들이었다.

- 88올림픽 개막일, 2002월드컵 폐막 다음 날이 임시공휴일이었다. 국민 관심을 높이기 위한 올림픽 연휴 대책이 있는지.

평창 동계올림픽의 붐업과 보다 많은 국민 참여를 위해 정부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데 공감한다.그러나 개막, 폐막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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