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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눈부신 성장. 그 중심에는 홍승안 감독의 역할이 컸다. 그는 2015년 스페셜올림픽이 진행하는 통합스포츠단의 일환으로 통영이순신FC를 창단, 팀을 이끌었다.
홍 감독은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중학교 때까지 축구를 하다 부상으로 그만 뒀다. 하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끝이 없었다. 비록 축구 선수로 뛸 수는 없어도 그라운드에서 호흡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체육선생님을 꿈꿨다. 그러나 이마저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홍 감독의 인생은 100% 바뀌었다. 사회복지사가 돼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통영이순신FC는 그에게 딱 맞는 옷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활력소가 됐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축구단을 이끌어가며 축구에 맺힌 한도 풀었다.
"힘든 부분이 있었다. 혼자서 감당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감정, 육체적인 힘 등 내가 소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고민도 많았다. 내가 통영이순신FC 선수들과 함께 축구는 할 수 있지만, 그들의 삶까지 책임져줄 수 없다는 사실이 힘들기도 했다."
불행은 또 다른 불행을 몰고 왔다. 그는 얼마전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그러나 완치된 것은 아니다. '전이 가능성이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홍 감독은 아픔을 통해 오히려 새로운 삶을 봤다.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놓칠 수 없다. 수술 뒤 병원에 누워있는 동안 많은 분께서 내게 힘을 줬다. 중간에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홍 감독과 통영이순신FC 선수들은 25일부터 3일간 창원에서 펼쳐지는 제13회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전국하계대회에 출전한다. 병상에서 일어나자마자 통영이순신FC와 함께 뛰는 홍 감독. 그는 "통영이순신FC를 통해 배운 것이 많다. 우리는 모두가 주인이다. 서로가 힘을 모아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 번 희망을 노래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