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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안 통영이순신FC 감독, 암도 막지 못한 열정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7-24 19:15


사진제공=스페셜올림픽 코리아

사진제공=스페셜올림픽 코리아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통영이순신FC는 조금 특별한 축구단이다. 장애를 겪고 있는 선수와 비장애 선수가 힘을 합쳐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이른바 통합스포츠 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오히려 힘을 모아야 하나가 된다는 점에서 축구의 가치를 더욱 뚜렷이 보여준다.

시작은 미비했다. 창단 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꼴찌'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희망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선수들은 대회 출전 후 더욱 힘을 냈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모아졌다. 하나로 뭉친 희망은 큰 힘을 발휘했다. 통영이순신FC는 2015년 10월 전국지적장애인체육대회 축구부문 준우승을 시작으로 각종 대회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특히 2016년 스페셜 유니페스티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기쁨도 누렸다.

눈부신 성장. 그 중심에는 홍승안 감독의 역할이 컸다. 그는 2015년 스페셜올림픽이 진행하는 통합스포츠단의 일환으로 통영이순신FC를 창단, 팀을 이끌었다.

홍 감독은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중학교 때까지 축구를 하다 부상으로 그만 뒀다. 하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끝이 없었다. 비록 축구 선수로 뛸 수는 없어도 그라운드에서 호흡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체육선생님을 꿈꿨다. 그러나 이마저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물혹이 있던 것이 종양이 된 것 같다. 군 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국군수도병원에서 정밀검진을 한 결과 종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수술 후 1년 정도 재활을 했다.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 나 혼자서는 대소변도 가리기 힘들 정도였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많은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에게 말 한마디로라도 힘이 되는 사람이 돼고 싶었다."

홍 감독의 인생은 100% 바뀌었다. 사회복지사가 돼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통영이순신FC는 그에게 딱 맞는 옷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활력소가 됐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축구단을 이끌어가며 축구에 맺힌 한도 풀었다.

"힘든 부분이 있었다. 혼자서 감당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감정, 육체적인 힘 등 내가 소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고민도 많았다. 내가 통영이순신FC 선수들과 함께 축구는 할 수 있지만, 그들의 삶까지 책임져줄 수 없다는 사실이 힘들기도 했다."


불행은 또 다른 불행을 몰고 왔다. 그는 얼마전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그러나 완치된 것은 아니다. '전이 가능성이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홍 감독은 아픔을 통해 오히려 새로운 삶을 봤다.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놓칠 수 없다. 수술 뒤 병원에 누워있는 동안 많은 분께서 내게 힘을 줬다. 중간에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홍 감독과 통영이순신FC 선수들은 25일부터 3일간 창원에서 펼쳐지는 제13회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전국하계대회에 출전한다. 병상에서 일어나자마자 통영이순신FC와 함께 뛰는 홍 감독. 그는 "통영이순신FC를 통해 배운 것이 많다. 우리는 모두가 주인이다. 서로가 힘을 모아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 번 희망을 노래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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