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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부저가 울리자 SK슈가글라이더즈 골키퍼 손민지(31)는 펑펑 눈물을 쏟았다. 용인시청 시절이던 2007년 핸드볼큰잔치(현 핸드볼코리아리그) 이후 두 번째 실업 우승이다. 10년 만의 우승은 감격스럽지만 손민지의 눈물은 좀 더 특별했다. 용인시청 시절 동료들의 한(恨)을 안고 뛴 그에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환희다.
정규리그 우승팀 SK의 상대는 지난해 리그 챔피언이자 올해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서울시청이었다. 1승1패로 맞선 이들이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외나무 다리 대결을 펼쳤다. 강 감독은 징계로 이날 벤치에 앉지 못했고 손민지가 골문을 지켰다. 60분의 정규시간 내내 피말리는 싸움 끝에 연장전까지 돌입하는 '역대급 승부'가 펼쳐졌다. 승리의 여신은 마지막 순간 SK의 손을 들어줬다. 30-29, 1골차였던 연장후반 4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김온아가 던진 슛이 골망을 가르며 혈투에 종지부가 찍혔다.
울음을 참지 못하는 손민지를 둘러싸고 동료들의 '강강술래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벤치 뒤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용인시청 출신 은퇴 선수들, 멀리서 제자들을 바라보는 강 감독의 눈도 붉게 충혈됐다. 1차전 패배 뒤 2차전에서 막강한 화력을 뽐냈던 서울시청과 임오경 감독은 3차전에서도 역전쇼를 바랐지만, 결국 힘이 모자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