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도 채 남지 않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가장 관심을 받는 종목은 단연 피겨스케이팅이다.
최고 관심 종목 답게 분위기가 뜨겁다. 13일까지 3만1900여개의 티켓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A석은 100% 매진됐고, 19일 펼쳐지는 갈라쇼의 경우 현장 판매분을 제외한 모든 입장권이 동났다. 최고의 스타들도 총출동한다. '2014년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르(일본)를 필두로 '미국 챔피언' 네이선 천, '디펜딩챔피언' 패트릭 챈(캐나다), '캐나다선수권 우승자' 케이틀린 오스먼 등이 은반을 수놓는다.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 속에 치러질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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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눈길을 끄는 종목은 역시 남자 싱글이다. 유럽세가 빠지기는 했지만 사실상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모두 나선다. 최고 스타는 단연 하뉴다. 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팬들까지 하뉴를 보기 위해 모였다. 연습 장면에도 수십명의 팬들과 취재진이 따라붙는다. 하뉴는 각종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피겨 괴물'이다.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총점에서 모두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5~2016시즌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무려 330.43점을 세우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뉴의 트레이드마크는 쿼드러플 3종 세트다. 역대 최초로 쿼드러플 루프를 성공시킨 하뉴는 쿼드러플 살코, 쿼드러플 토루프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런 하뉴에게 유일한 한은 4대륙 대회다.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거머쥔 하뉴는 4대륙 대회에서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반드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하뉴를 위협할 선수로는 '미국 남자 싱글의 희망' 네이선 천이 꼽힌다. 천은 지난달 미국선수권대회에서 318.47점을 받으며 300점을 돌파했다. 주목할 것은 구성이다. 천은 쇼트프로그램에서 2차례, 프리스케이팅에서 5차례 4회전 점프를 성공시켰다. 실전에서 7번의 4회전 점프를 성공시킨 것은 천이 처음이다. 기술도 다양했다. 쿼드러플 토루프, 살코, 러츠, 플립까지 4종의 4회전 점프 모두 성공했다. 아직 기술점수(TES)에 비해 예술점수(PCS)가 낮지만 최근의 성장세라면 1년 뒤에는 하뉴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 역대 최고 난도인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자랑하는 중국의 진보양, 4대륙 2연패를 노리는 패트릭 챈(캐나다), 소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데니스 텐(카자흐스탄) 등도 우승 후보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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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륙 대회는 한국 피겨의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소중한 모의고사다. 이번 대회를 통해 기량을 검증받아 3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평창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남자 싱글에는 김진서(한국체대) 이준형(단국대) 이시형(판곡고)이 출전한다. '남자 김연아' 차준환(14)은 나이 제한으로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 남자는 이번 대회 톱10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달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시키며 가능성을 알린 김진서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4대륙 대회 10위 진입을 노린다. 이준형도 부상 회복 후 한층 안정된 연기를 도전하고 있다.
괴물들이 득실대는 남자 싱글과 달리 여자 싱글은 비교적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일단 여자 싱글을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가 빠진데다 일본의 에이스 미야하라 사토코도 부상으로 강릉에 오지 못했다. 김나현(과천고) 최다빈(수리고) 손서현(세화여고) 등 '고교생 3총사'가 나서는 태극 낭자들의 목표는 '전원 톱10'이다. 당초 박소연(단국대)이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부상으로 인해 손서현이 대타로 출전권을 얻었다.
한국 여자 싱글은 지난해 2월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치러진 2016년 4대륙 대회에서 출전선수 3명이 모두 '톱10'에 포함되는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1년이 지난 지금, 김나현과 최다빈의 연기는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다. 손서현이 경험이 적지만 잠재력은 풍부하다. 김나현 최다빈 손서현은 이번 대회 공식 훈련이 시작된 14일부터 하루 두 차례씩 메인링크와 연습링크를 오가며 컨디션 조절을 해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