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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등번호가 도입된 것은 1928년부터다.
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K리그의 각 팀들이 속속 등번호를 공개하고 있다. 선수들은 1번부터 99번 사이에서 1년간 자신을 대표할 등번호를 골랐다. 그 속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담겨있다.
초심파의 대표주자는 황의조(성남)와 김진수(전북)다. '성남의 에이스' 황의조는 지난해 달았던 10번 대신 16번 유니폼을 다시 입기로 했다. 좋은 성적을 냈던 2015년을 기억하며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직접 등번호 변경을 원했다. 황의조는 2015년 15골을 넣으며 국가대표까지 발탁됐다. 유럽생활을 접은 김진수도 초심을 위해 22번을 달았다. 비록 부상으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김진수의 등번호는 22번이었다. 그때처럼 간절한 심정으로 재기에 성공하기 위한 의지의 표시다
자신의 상징적 번호를 되찾은 선수들도 많다. '수원 호날두' 조나탄은 70번에서 7번으로 돌아왔다. 호날두 바라기인 조나탄은 7번을 선호한다. 대구 시절에도 7번을 달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중반 수원으로 오면서 원했던 7번을 달지 못했다. 이상호가 서울로 이적하며 7번이 공석이 됐고, 그렇게 7번을 다시 손에 넣게 됐다. 지난 시즌 성남에서 부상으로 허덕였던 황진성은 강원으로 오며 자신의 상징인 8번 유니폼을 입는다. 포항에서 달았던 8번으로 복귀하며 제2의 전성기을 꿈꾸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등번호를 받아든 선수도 있다. 멘디(제주)는 10번과 13번을 선호한다. 지난해 울산에서 10번을 달았고, 기니비사우 대표팀에서는 13번이 그의 번호였다. 하지만 제주에는 이미 주인이 있었다. 결국 출생년도를 의미하는 88번을 선택했다. 강원의 캡틴 백종환도 마찬가지다. 77번을 달고 있는 백종환은 원래 7번을 선호했다. 하지만 상주에서 강원으로 복귀할 당시 팀에 7번의 주인이 있었고 후배를 배려해 77번을 선택했다. 올해 7번 복귀를 꿈꿨지만 문창진의 영입으로 또 한번 양보를 택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