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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오센트로 파빌리온3에서 벌어진 '세계 최강' 중국과의 2016년 리우올림픽 탁구 남자단체 4강전.
아쉬움만 남는 것은 아니었다. '공중증(恐中症)'을 넘을 수 있는 희망이 보였다. 한국 탁구는 중국만 만나면 힘을 잃었다. 탁구인구만 3000만명이 넘는 중국을 따라잡기란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영식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 격파'의 가능성을 남겼다. 정영식은 9일 개인전 16강전에서 '최강' 마롱을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가는 대접전을 펼쳤다. 이번 장지커 전에서는 한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정영식은 "개인전 때는 첫 올림픽이라 흥분했던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냉정하게 잘했다. 그런 점에서는 후회가 남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상대의 변칙플레이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정영식은 "장지커가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 비디오를 많이 봤다. 나와 비슷한 스타일이기도 해서 연구를 많이 했다. 초반 연구한 부분이 잘 이루어졌는데 마지막에 상대가 잘하는 플레이 대신에 다른 플레이로 바꾸더라. 그것을 간파하는게 늦었다"고 했다.
한단계씩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정영식은 '언젠가는 중국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는 "예전에 마롱을 만나면 공을 줍다가 끝이 났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더 발전하면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어 "선배들이 '중국 못이긴다' 이야기를 하면 나는 '솔직히 한계가 어딨어. 다른 종목에도 다 이변이 일어나는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은 못했다. 내가 이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이겨서 '중국 이길 수 있다'고 하면 후배들이 보고 따라 올 수 있다. 언젠가 후배들에게 그런 말 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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