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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선수가 9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헝가리 제자 임레 선수를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박상영 선수가 태극기를 들고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2016.8.9/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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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펜싱 박상영이 9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3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제자 임레(헝가리)를 상대로 승리한뒤 환호하고 있다.2016.8.9/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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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를 금메달 후보로 지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펜싱을 좀 안다는 관계자라면 누구나 박상영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올시즌 박상영의 세계랭킹 21위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1995년생 박상영은 세계청소년챔피언 출신이자 최연소 국가대표다. 일찌감치 '괴물 펜서'로 회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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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의 박상영. 2013년 국가대표선발전에서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줄줄이 따돌리고 1위에 오르며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된 직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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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제일중 2학년때 검을 잡은 박상영은 전국소년체전에서 개인-단체전을 휩쓸었다. 경남체고 진학한 후 정순조 코치의 지도속에 고1때인 지난 2011년 이미 대통령배펜싱대회, 전국남녀에페선수권에서 3위에 오르며 실업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2년 4월 세계청소년선수권 에페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따내며 세계 무대에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상영의 활약에 힘입어 경남체고는 전국체전 고등부 4연패의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경남체고 3학년이던 지난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월드 클래스'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정진선(화성시청) '국가대표 에이스' 권영준(익산시청)을 줄줄이 꺾었다. 남자에페에서 고등학생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았다.
태극마크를 단 직후 나선 첫 국제대회에서 톱랭커들을 줄줄이 꺾고 우승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4년 남자 에페 그랑프리 결승에서 엔리코 가로조(이탈리아)를 15대14로 꺾었다. 리우올림픽에서 세계 2위를 달고 나서 8강에서 박상영에게 밀려난 바로 그 선수다. 준결승에서 보그단 니키신(우크라이나)을 15대12로 꺾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멤버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니어 1년차이던 2014년 국제펜싱연맹 공인 그의 세계랭킹은 2위까지 치솟았다. 올림픽 금메달을 가능케한 전광석화 '플래시'는 중학교 시절부터 연마한 필살기다. 에페 선수치고는 작은 키인 박상영은 피지컬 대신 두뇌와 스피드를 활용하는 자신만의 기술을 계발했다. 막는 속도보다 찌르는 속도가 무조건 더 빠른 공격, 상대가 뻔히 알고도 눈뜬 채 당하는 그만의 필살기였다.
박상영의 펜싱은 한체대와 태릉선수촌에서 진화를 거듭했다. 헌신적인 코칭스태프, 정진선 박경두 정승화 권영준 등 걸출한 베테랑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며 실력이 업그레이드됐다. 새벽-오전-오후-야간으로 이어지는 하루 4차례 '강도높은' 훈련을 묵묵히 소화했다. 한겨울 태백, 제주에서 이어진 펜싱대표팀의 '악명 높은' 지옥훈련도 묵묵히 견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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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 라인업을 자랑하는 남자에페 대표팀. 왼쪽부터 조희제 감독, 박상영, 정승화, 정진선 , 박경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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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왼무릎 십자인대 파열은 시련이었다. 힘든 시간을 묵묵히 견뎌냈다. 올해 태릉선수촌 복귀 후 첫 출전한 밴쿠버월드컵에서 개인전 3위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4월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세계 톱랭커들을 모두 꺾고 올라선 결승전에서 기적같은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3피리어드, 10-14에서 단 한번만 찔려도 금메달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 그는 담대했다. 무려 5번을 연달아 찔러내며 15대14, 역전 금메달을 따낸 후 뜨겁게 포효했다. 하늘이 내린 금메달이다. 그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진선, 박경두, 정승화 등 걸출한 선배들과 단체전 금메달을 도원결의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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