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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삼보드로무 양궁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경기에서 기보배 선수가 밝은 모습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16.8.5/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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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플러스가 되지 않는 것은 손톱 만큼도 신경쓰고 싶지 않다."
기보배의 머릿 속에는 2관왕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8일(이하 한국시각) 여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쥔 기보배는 정작 엉뚱한 구설에 휘말렸다. 방송인 최여진의 어머니가 SNS에서 기보배를 비난하고 나선 것. 하지만 기보배는 신경쓰지 않았다. 기보배는 9일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모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개인전 32강전 후 가진 인터뷰에서 "기사를 봤다.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다. 나에게 플러스가 되지 않는 것은 손톱 만큼도 신경쓰고 싶지 않다"고 넘겼다.
기보배는 이날 개인전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64강과 32강 벽을 넘었다. 기보배는 "어제는 동료들과 할때는 두려운게 없었는데 혼자하려니까 긴장 많이 됐다"고 했다. 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이 슛을 쐈다. 기보배는 "바람이 잦아들줄 알았는데 많이 불었다. 내 루틴이나 기술 면에서 과감하게 힘을 써줘야겠다고 했다. 정조준을 계속했다. 내 기술 위주로 진행했다. 16강, 8강도 내가 조금 더 기술을 확신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 전 최상의 컨디션을 보인 남자부 김우진이 32강에서 충격의 탈락을 맛봤다. 기보배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기보배는 "우진이 경기 보면서 남일 같지 않았다. 스스로도 쉬운 상대 만나든 어려운 상대 만나든 긴장 늦추지 않으려고 준비했다. 우진이 경기 보면서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주시는 거라 느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 선수들이 우진이 경기 전까지 다 금메달을 따서 들떠있었다. 그런데 경각심도 느끼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우진은 기보배에게 '누나 무조건 화이팅'이라며 힘을 불어넣어줬다.
개인전이 시작됐지만 전날 단체전 금메달의 여운이 남아있었다. 기보배는 "어제 방에 들어가서 메달 만져보고 인터넷 기사 보고, 오늘 경기니까 화살 점검하니까 한시더라. 너무 늦게 잤다"고 웃었다. 축하도 많이 받았다. 기보배는 "카톡이 한 200개 온 것 같다. 답장 다 해줬다"고 했다. 이어 "마음 다잡기 힘들었다. 오전까지 기분이 들떠있었다. 우진이 경기 보니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털어놨다.
강심장 기보배는 경기 막바지가 될 수록 강해진다. 그는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며 "결승전 마지막 발이라고 생각하면 들뜬 마음 대신 긴장감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어제의 동지가 적이 됐다. 기보배는 "단체전 금메달 이후 개인전에 대해 얘기 안했다"고 했지만 동료들에 대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나처럼만 안했으면 좋겠다. 자신있게 본인들꺼 믿고 했으면 좋겠다. 나는 오늘 확신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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