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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심 유지!' 탁구 대표팀에 내려진 특명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6-08-02 18:17


31일(현지시각) 오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로 파빌리온에서 여자 탁구 국가대표 서효원 선수가 연습훈련을 하고 있다. 2016.7.31/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핑~퐁, 핑~퐁…

가로 152.5㎝ 세로 274㎝의 탁구대를 사이에 둔 선수들은 말이 없다. 그저 녹색 테이블 위를 끊임없이 오가는 지름 40㎜의 작은 탁구공 마찰음만이 긴장된 적막을 깨운다. 탁구대에 부딪힐 때 핑, 라켓에 부딪힐 때 퐁이다. 탁구공은 한 마리 나비처럼 살랑살랑 움직이다가, 이내 성난 벌처럼 상대를 매섭게 쏘아댄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준비 중인 한국 탁구대표팀. 경기장 밖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하다가도 훈련에 들어가면 눈빛부터 싹 바뀐다.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에 입성한 한국 대표팀이 금빛 스매싱을 향해 막판 담금질에 들어갔다. 6일 남녀 단식 예선을 앞두고 맏형 주세혁(36)을 필두로 이상수(26)와 정영식(24·이상 남자) 서효원(29) 전지희(24) 양하은(22·이상 여자)은 하루 두 차례 진행하는 최종 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목표는 명확하다. 메달 획득이다. 안재형 남자부 감독(51)과 김형석 여자부 감독(54)은 입을 모아 "색깔과 상관 없이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한국 탁구는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2개를 목에 걸었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유승민이 정상을 차지한 뒤 금맥이 끊겼다. 중국의 높은 벽에 번번이 눌리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절치부심하던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12년 만에 금빛 영광을 재연한다는 각오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강문수 총 감독(64)은 "선수단 분위기는 괜찮다. 시차 적응도 잘하고 있다. 모든 선수가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지난 6월 최종 모의고사였던 2016년 국제탁구연맹(ITTF)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당시 이상수-정영식으로 구성된 남자 복식조는 세계랭킹 1~2위 중국의 마롱과 판젠동을 꺾고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복식 전지희와 양하은도 2위에 올랐다.


변수는 평상심 유지 여부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동요가 없어야 한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는 주세혁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 '올림픽 신인'이다.

안 감독은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준비한 것만 보여주면 된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김 감독 역시 "긴장도 싸움에서 얼마나 견디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오버 페이스 하지 말고 준비한대로만 하자고 말했다"며 다시 한 번 흔들림 없는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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