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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이스하키, 협회-지도자-선수 뭉쳐 기적 쓰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6-04-30 07:46


사진제공=대한아이스하키협회

[카토비체(폴란드)=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꿈을 꿨다. 그리고 현실도 될 수 있었다. 아쉽게 현실 직전에서 멈췄다. 하지만 꿈을 꿀 수 있었다는 자체가 기적이었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기적을 쓰고 있다.

한국은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2016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A를 끝냈다. 2승 1연장패 1패(승점7)를 거뒀다. 6개팀 중 5위였다. 한국은 지난해 디비전1 그룹B에서 우승하며 디비전1 그룹A로 올라왔다. IIHF 세계랭킹은 23위. 출전 6개국 가운데 최하위였다. 사실상 강등 1순위였다.

하지만 한국은 기적을 써나갔다. 첫 경기였던 오스트리아전에서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졌다. 2차전 폴란드전에서는 4대1로 승리했다. 3차전 일본과의 한-일전에서는 3대0으로 승리했다. 34년만에 처음으로 일본을 잡았다. 남은 것은 슬로베니아와 이탈리아. 슬로베니아에게는 완패했다. 그래도 이탈리아를 잡는다면 2위까지 넘볼 수 있었다. 2위를 차지한다면 가장 상위리그인 '월드챔피언십'에 나설 수 있었다.

꿈은 결국 현실이 되지 않았다. 아쉽게도 한국은 29일 열린 이탈리아전에서 1대2로 졌다. 석연치않은 판정에 발목이 잡혔다. 월드챔피언십 진출 꿈도 물거품이 됐다.

그래도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2년전 한국은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A 대회에서 5전전패 했다. 동네북이었던 한국이 승격을 노릴 수 있었던 것은 협회-지도자-선수가 한마음 한 뜻으로 뭉쳤기 때문이다.

우선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선진 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이다. 우선 유망주 육성에 나섰다. 2013년에는 신상훈 김원준 등 어린 선수들을 핀란드에 보내며 경험을 쌓게 했다. 또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발전 캠프에도 보냈다. 18세 이하팀과 여자대표팀에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수 선수들도 귀화시켜 전력 강화에 성공했다.

여기에 NHL 스타 출신인 백지선 감독의 영향도 크다. 백 감독은 선수시절 NHL 우승컵을 두 차례나 들어올린 스타다. 선수 은퇴후에는 코치를 하며 지도자 경험도 쌓았다. 2014년 한국에 온 백 감독은 선수들의 기술 향상을 주문했다. 체력과 기술 훈련을 병행했다. 또 새로운 전술을 도입하고,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팀을 바꿔나갔다. 여기에 선수들의 멘탈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에게 우리는 강하다라는 메시지를 항상 전한다.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각성도 크다. 몇년 전만 해도 한국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주눅들어 있었다. 유럽이나 북미의 선수들을 만나면 자신감 없이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미 많은 국제 대회 참가를 통해 서구권 선수들과의 대결 경험을 쌓았다. 해볼만하다는 것을 느꼈다. 여기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확정되면서 더욱 기량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비약적 발전의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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