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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전 서효원이 보여준 '에이스의 자격'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3-01 19:54






'대한민국 탁구 에이스' 서효원(렛츠런파크)이 생애 두번째 쿠알라룸푸르세계탁구선수권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도쿄세계선수권(단체전) 첫출전 이후 2년만에 다시 나선 세계선수권, 서효원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전초전의 성격이 짙다. 탁구강국들이 자존심을 걸고 싸우는 세계선수권에서 맏언니이자 톱랭커로서 살아남기 위한 전쟁을 펼치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활약했던 김경아, 박미영, 석하정 등이 모두 떠난 태릉에서 서효원은 양하은 전지희 박영숙 이시온 등 후배들과 동고동락하며, '명가 재건'의 꿈을 키워왔다. 2014년 첫출전한 도쿄세계선수권에서 '복병' 루마니아에 일격을 당하며 16강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9위에 머물렀다. 2010년 이후 숙소인 호텔방에서 '룸메이트' 양하은과 칩거하며, 눈물을 쏟았다. 이후 2년간 와신상담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여자탁구의 성장과 리우올림픽에서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무대다.

월드클래스 수비수인 서효원은 1일 오스트리아와의 조별리그 4차전에서 2경기를 책임졌다. 제1단식에서 세계30위 중국 귀화 에이스인 리우지아와 맞붙었다. 최근 2경기 전적이 2패다. 불리한 대진에도 불구하고 서효원은 특유의 날선 드라이브를 고비때마다 선보이며 3대0으로 승리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제4단식에 나선 서효원은 양하은을 잡고 기세등등한 소피아 폴카노바(세계 68위)를 3대1로 돌려세웠다. 수비수 경기에 약한 폴카노바를 상대로 1세트 무려 9-0으로 앞서나가는 힘을 보여줬다. 상대의 영패를 모면케 하는 탁구계의 불문율상 일부러 1포인트를 내주는 매너도 보여줬다. 2세트 자존심이 상한 폴카노바는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내줬지만 서효원의 전매특허인 고공 서브는 강력했다. 무려 5개의 서브포인트를 기록했다. 서효원의 서브는 어린 시절부터 습관이 된 혹독한 훈련의 결과물이다. 초등학교 시절 손목에 깁스를 할 정도로 서브 연습에 골몰했다. "손목이 아파 병원에 갔더니 금이 갔다고 하더라"고 인터뷰했었다. 이후 2세트를 연거푸 잡아내며 서효원은 대한민국 여자탁구의 4연승을 완성했다. 에이스답게 2게임 포인트를 책임졌다.

2일 홍콩과의 마지막 조별리그 4차전은 조1위 결정전이다. 티에야나(세계랭킹 20위), 리호칭(세계랭킹 22위), 두호이켐(세계랭킹 24위), 장후아준(세계랭킹 27위)이 건재한 홍콩은 팀 세계랭킹 4위로 6위인 한국보다 앞서 있다. D조에서 홍콩이 1번시드, 한국이 2번시드를 받았다. 조1위는 8강에 직행한다. 조2-3위는 다시 8강행 티켓을 다퉈야 한다. 8강에 직행해야 대진에서 '강호'들을 피해 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 2년전 도쿄에서의 노메달 아픔을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조 1위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반드시 승리해야 할 경기다. '최강 수비' 서효원의 활약이 필요하다.
쿠알라룸푸르=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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