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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교육부 지정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운영 지원센터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초중고 129개교 여학생 93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9.6%가 '체육시간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67.7%는 '체육수업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심지어 최근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조짐까지 보인다. 2015년 개정 교육 과정 체육 과목 시안에 따르면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은 3년간 총 136시간에서 102시간만 운영해도 되도록 축소됐다. 2014년 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에서 조사한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의하면 주3일 이상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여학생의 비율은 24.6%(남학생 48.7%)에 불과하다. '체육을 좋아하는' 여학생을 운동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 인프라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내체육관, 넓은 운동장, 축구장, 탈의실 등 체육시설이 잘 갖춰진 학교의 여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운동을 즐겼다. 실내체육실, 자투리 운동공간, 맞춤형 교구 등 여학생 체육시설에 대한 투자를 더 고민해야 한다. 여학생들이 소외되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도 절실하다. 스포츠조선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체육수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이라는 항목에 42.1%의 여학생들이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1위로 꼽았다.
체육활동의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없다. 학교체육은 여학생들이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을 갖춘 당당한 리더로 키워내기 위한 최상의 솔루션이다. 축구, 농구 등 팀 스포츠에서 남학생들과 함께 혹은 따로 몸을 부대끼며, 협동과 배려, 존중, 팀 스피릿, 땀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값진 경험을 얻는다. 리더십과 도전정신, 리더에게 필요한 카리스마, 결단력, 판단력도 스포츠를 통해 길러진다. 여학생들의 장점인 소통과 공감 능력에 리더로서의 자질이 자연스럽게 더해진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미셸 오바마 미국 퍼스트레이디 등 여성지도자들 가운데 스포츠 마니아가 많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스포츠 양성평등법 제정, 학교체육진흥법 개정 등 여학생 체육의 제도적 개선에 대한 국회 및 정부, 학계의 논의도 활발하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여학생 스포츠클럽 활성화 및 여학생 특화 프로그램 계발에 매진하고 있다. 2013년 박근혜 정부의 첫 국정과제로 채택된 후 3년째, 여학생 체육에 대한 수많은 화두와 목소리들이 학교 현장에서 쏟아지고 있다. Now or Never,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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