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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굳은살이 박힌 김종호의 손, 그간의 연습량을 짐작케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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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유니버시아드 첫 3관왕, '강심장 궁사' 김종호(21·중원대)의 손바닥엔 단단한 굳은살이 박혀있었다. 하루 300발, 8시간 지독한 연습량이 고스란히 새겨진 영광의 '훈장'이었다.
김종호는 7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남자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혼성팀, 개인전 결승에서 3개의 금메달을 모두 따냈다. 이날 오전 결승에서 김태윤(현대제철), 양영호(중원대)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4발을 쏘는 단체전에서 매 라운드 마무리 주자로 나서 10점 행진을 펼치며, 230대229, 1점차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오후 이어진 혼성팀 결승전, 여자 에이스 송윤수(20·하이트진로)와 호흡을 맞췄다. 인도를 상대로 157대150으로 승리했다. '동생' 송윤수가 10점 퍼레이드를 펼치며 리드했고, '오빠' 김종호가 승리를 마무리했다. 두번째 금메달이었다. 곧바로 이어진 개인전 결승에서도 김종호는 의연했다.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팀 동료 김태윤(22·현대제철)과 한치 양보 없는 15발 대결을 펼쳤다. 12번이나 10점을 명중시켰다. 훈련은 배신하지 않았다. 147대 145, 2포인트 앞서며 김종호가 우승을 확정했다. 3번째 금메달이었다.
김종호는 3관왕을 확정지은 직후 옥천에서 광주로 날아온 아버지 김영조씨(45)와 뜨겁게 포옹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노메달의 아쉬움을 훌훌 떨쳤다. 메달을 놓친 후 이를 악물었다. "두번 다시 이런 경기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아버지 김씨는 "종호는 지고는 못사는 독종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후 엄마와 통화하면서 1시간동안 전화통을 붙들고 울더라. 이후 집에도 몇 번 오지 않고 오로지 연습에만 몰두했다"고 했다. U대회를 앞두고 중원대에서 김형탁 감독과 함께 두달 내내 합숙훈련을 하며 활에만 매달렸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 8시간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매일 300발의 화살을 쏘아올렸다. 김씨는 "며칠전 아들의 굳은 살 박힌 손바닥을 보니 가슴 아팠다"며 목이 메었다. 정작 아들 김종호는 의연했다. "주말에도 화살 닦고, 화살 쏘고, 화살과 같이 놀았다"고 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 리커브 활을 처음 잡은 김종호는 충북체고 1학년 때 리커브에서 컴파운드로 종목을 바꿨다. 진로를 결정해야할 중요한 시기, 좌절감에 운동을 그만두려던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운동신경이 좋다. 재능이 아깝다"는 지도자들이 만류와 가족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허진수 당시 감독(청주시청 감독)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이 될 컴파운드로의 전향을 제안했다. 복싱선수 출신 아버지의 순발력과 승부욕, 재능을 물려받은 김종호는 심기일전했다. 시즌 터키 안탈리아월드컵에서 세계 2위를 꺾고 우승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안방에서 열린 광주U대회에서 첫 3관왕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형탁 양궁대표팀 코치(중원대 감독)은 "단체전에서 마무리로 뛴 종호는 담력이 좋고 배짱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1970년대 이후 40년 넘게 세계정상을 유지해온 리커브 종목과 달리 컴파운드의 역사는 짧다. 컴파운드는 활의 양끝에 원형의 도르래가 달렸고, 기계식 발사기로 활을 쏜다. 화살 속도는 리커브보다 훨씬 빠르다. 광주에서 열린 안방 국제대회에서 컴파운드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꿈은 또렷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세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3관왕' 김종호가 패기만만하게 말했다. "대한민국 양궁에는 리커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컴파운드도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광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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