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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사정 볼 것 없다.'
경기일정을 보면 딱히 빅매치가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축구팬의 장외 관심도를 높일 수 있는 관전 포인트가 있다. 우정과 인연으로 엮인 매치들이 그렇다. 우선 인천과 성남의 경기가 눈길을 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인천 지휘봉을 잡은 새내기 김도훈 감독은 자신의 땀이 듬뿍 배인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을 찾는다. 김 감독은 지난 2003년부터 성남의 간판 선수로 활약했고 2005년 12월 지도자(수석코치)로서 첫발도 성남에서 내딛었다.
2003년 성남이 K리그 우승을 할 당시 28골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고 K리그 최초로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차지한 선수였다.
이들이 성남에서 함께 지내는 동안 2003, 2006년 K리그 우승, 200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07년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전 준우승 등을 합작했다.
이후 김학범 감독이 성남 사령탑에서 물러나 4년간 국내 무대를 떠나면서 인연이 끊기는 듯 했으나 2012년 강원FC 감독으로 돌아온 김학범 감독이 이듬해 김도훈 감독을 수석코치로 불러들이면서 끈끈한 사제의 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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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는 우정을 접어야 한다. 제자였던 김도훈 감독이 당장 급하다. 3무2패인 그는 스승을 제물로 감독 데뷔 첫승을 챙겨야 한다. 김학범 감독도 달아나기 바쁘다. 현재 7위(2승1무2패)지만 이번에 인천을 잡는다면 상위권 급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서울과 대전의 경기도 우정을 선택하자니 팀이 울고, 팀을 선택하자니 우정이 울게 생겼다. 서울 최용수 감독과 대전 조진호 감독은 동갑내기(44) 절친이다. 1993년 20세 이하 월드컵 국가대표에 함께 발탁되면서 시작된 친분은 A대표팀까지 20여년간 이어졌다. 평소 전화 연락도 자주 하며 격의없이 친밀한 대화를 나눈다.
최 감독은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같이 생활했다. 서로가 힘든 상황에서 만나게 됐다. 승부의 세계에서 냉정하게 피해갈 수 없다"며 친구와의 대결이 그다지 마음편하지 않다는 눈치다. 서울은 1승1무3패로 10위에 그쳐 있다. 지난 12일 인천전에서 수적인 우세에도 1대1로 비긴 게 뼈아프다. 다음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등 지옥일정을 감안하면 이번에 반드시 승점 3을 벌어놔야 한다.
한데 대전도 결코 양보할 수가 없다. 1무4패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라운드 울산전서 승점 1점을 챙긴 터라 이참에 상승 기운을 잡아야 한다.
제주로 물건너 가는 남기일 광주 감독(41) 역시 감회가 남다르다. 제주의 전신인 부천 SK는 남 감독이 프로 생활을 시작한(1997년) 친정팀이다. 조성환 제주 감독(45)과는 SK를 이끌던 니폼니시 감독의 지도를 함께 받았던 사이다. 조 감독으로서는 홈 4경기 연속 무패, 상위권 도약을 동시에 잡으려면 아끼는 후배부터 잡아야 한다.
요즘 최고의 '핫 플레이어'인 수원 염기훈은 이전 소속팀이던 울산을 상대로 연속 공격포인트의 질주를 이어가야 한다. 현재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5(3골-2도움)를 기록중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