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피언으로서 병원을 선택하고, 약물을 처방 받는 전 과정에서 스스로 좀더 의심하고 더 많이 확인하지 않았던 점을 깊이 후회합니다. 죄송합니다."
"수영장 밖에 세상에 무지하고 경솔하고 안이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과정이 어찌 됐든 모두 제탓이다. 이번 일을 통해 내가 얼마나 부족한 선수인지, 인간적으로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그럼에도 얼마나 과분한 사랑을 받았는지 생각했다"고 했다. "어떤 비난도 질책도 달게 받겠다. 깊이 자숙하며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 내년 3월2일, 징계가 끝난 후에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고개를 떨궜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그간의 노력들이 모두 '약쟁이'로 치부되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눈물을 쏟았다. "선수로서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제가 지금 여기서 '미래'를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줄였다. "이후 일정은 연맹 및 가족들과 충분히 논의해, 시간을 갖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FINA에서 리우올림픽 출전의 기회를 열어줬지만, 국내법인 대한체육회 선발규정(도핑연루자의 3년 자격정지)과 냉담한 여론에 박태환 역시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올림픽 출전에 대해서도, 은퇴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은 사과문 말미에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함께 뛴 후배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렀다. "무엇보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함께 사력을 다해 메달을 따냈던 선관이, 규철이, 규웅이, 준혁이, 정수, 기웅, 성겸이 등 후배선수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잠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