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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스타 하태권 감독 취임...재밌어진 실업팀 사령탑 구도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5-03-02 15:14





아테네 셔틀콕의 영웅 하태권(40)이 실업팀 요넥스의 감독으로 발탁됐다.

요넥스코리아는 2일 "하태권 전 국가대표 코치가 요넥스 배드민턴단 감독으로 취임했다"며 "하 감독의 지도력과 친화적인 성격을 바탕으로 국내 넘버원 배드민턴 실업팀으로 인정받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 감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단짝 친구 김동문(원광대 교수)과 함께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땄고, 2013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셔틀콕 스타다.

아테네올림픽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원 소속팀 삼성전기와 대표팀에서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수업을 받아 왔다. 예능프로그램과 해설위원 등 방송계에서도 특유의 말솜씨와 넉살로 '예능감'을 뽐내며 배드민턴 전도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실업팀 사령탑으로 뛰어들면서 국내 실업 배드민턴계 판도에도 흥미가 더해졌다. 국내 대표적인 실업팀 지도자 간의 사·제, 선·후배 구도가 묘하게 얽히고 설켜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한국 배드민턴은 지난해부터 세미프로 실업리그(코리안리그)를 출범시켜 실업팀간 경쟁구도 활성화 비중을 높이고 있다.

우선 하 감독의 부임으로 친정팀 삼성전기와의 인연이 관심사다. 삼성전기는 국가대표 대선배 김문수 감독(52)이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박주봉과 함께 남자복식 초대 금메달을 딴 주인공이다.

하 감독의 현역 시절 대표팀과 삼성전기에서 하 감독을 가르쳤던 스승이기도 하다. 하 감독은 2005년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삼성전기 코치로 8년여간 김 감독의 후배 코치로 일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초대 코리안리그를 평정한 국내 남자 배드민턴 최강이다. 이제 하 감독은 창단 3년차의 '병아리팀'을 앞세워 스승의 아성에 도전해야 한다.

김학균 김천시청 코치(44)와 안재창 인천국제공항 스카이몬스 감독(42)과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김학균 코치는 하 감독이 대표팀 맏형으로 뛰고 있을 때 대표팀 코칭스태프 막내로 동분서주했다.


나이 차이가 많지 않아서 최고참 선수와 새내기 코치로 격의 없이 선·후배의 정을 가져왔다. 안 감독은 하 감독의 국가대표 코치 선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을 치렀다. 안 감독은 13년간 인천대을 이끌다가 지난 1월 창단한 스카이몬스의 초대 사령탑으로 데뷔해 하 감독과 같은 '병아리 감독' 처지가 됐다.

그런가 하면 손승모 밀양시청 감독(35)은 남자 실업팀 감독 가운데 가장 젊고 대표팀 코치 출신에서도 막내에 속하지만 2013년 말 감독을 시작해 하 감독, 안 감독보다 감독으로는 선배다.

손 감독은 하 감독이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같은 남자단식 은메달을 획득하며 대표팀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기-김천시청-밀양시청은 전통적인 남자 배드민턴 강팀에 속하고 스카이몬스와 요넥스는 떠오르는 다크호스다. 코트 밖에서 호형호제 하는 이들 지도자가 올시즌 코트에서 세력구도를 어떻게 재편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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